[하반기 승부수] 미래에셋생명, 변액·보장 '투트랙'으로 상위권 도약 꿈꾼다

2023-09-06     백종훈 기자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사장. (사진제공=미래에셋생명)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상반기에 1791억원의 세전손익을 거뒀다. 이는 작년 상반기보다 35% 가량 증가한 액수다.

새 보험회계 제도인 IFRS17 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은 올 2분기 기준으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보다 높은 210.5%로 추산됐다. 

IFRS17 내 수익성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은 지난 6월 말 기준 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신계약 CSM은 1261억원을 찍었다. CSM은 보험계약으로 얻을 수 있는 미래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값이다. 

이와 같은 미래에셋생명의 성장세에는 운영수수료가 생기는 변액보험과 보장성보험으로 대표되는 고수익상품군을 동시에 운용하는 '투트랙' 포트폴리오가 깔려 있다.

실제로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적립금은 금융시장이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거치면서 올 상반기, 지난해 말 대비 8500억원 증가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수익이 손실로 바뀔 가능성이 있는 단기납 저해지 종신보험 판매를 자제하면서 동시에 고수익 건강보험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해 실적을 확보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향후에도 투트랙 전략을 통해 건전한 자산구조를 형성하고 성장성도 구축하겠다"며 "영업과 판매프로세스를 개선해 질적·양적 측면에서 모두 괄목할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생명, 제판분리·해외진출로 기초체력 UP

이처럼 미래에셋생명이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까닭은 제판분리, 해외진출 등으로 수익성을 늘려 기초체력을 충분히 다졌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021년 3월 업계 최초로 자회사형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설립하고 전속설계사 3500명의 자리를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옮겼다. 

이 제판분리를 통해 보험사는 상품개발과 자산운용에만 집중하게 하고 고객으로 하여금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할 수 있게 조치한 것이다. 

무엇보다 자산운용 전문가를 GA영업부문 대표로 앉히며 그야말로 제판분리에 승부수를 건 게 주효했다.

이에 힘입어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상반기에 당기순이익 606억원의 성과를 달성했다. 이는 2021년 상반기 456억원보다 32.9% 커진 규모다.

또 미래에셋생명은 제판분리에 앞서 지난 2018년 5월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을 출범시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그리고 베트남 시장 진출 이후 신계약보험료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진출한 첫 해에 97억원에 불과했던 신계약보험료는 ▲2019년 138억원 ▲2020년 247억원 ▲2021년 271억원 ▲2022년 356억원 등으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베트남 시장에 특화된 방카슈랑스 영업전략으로 사업범위도 확장했다. 지난 2021년에 베트남 내 100여개 지점을 둔 베트남아시아상업은행(VAB)과 독점계약 등을 체결했다. 

◆변재상 대표, 디지털로 미래에셋생명 '미래' 그린다

미래에셋생명을 이끌고 있는 변재상 대표이사는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영역에서 경쟁우위를 선점하는 것은 생존의 필수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AI, 핀테크, 빅데이터 등 디지털 인프라를 강화하고 디지털인재를 양성하며 기술력에 바탕을 둔 언택트 비즈니스를 확대해야 한다"며 "초격차의 디지털 보험사로 완벽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재상 대표의 이같은 의지로 미래에셋생명은 디지털 보험사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2025년 초격차 디지털 보험사 달성'을 경영방침으로 설정해서다.

이를 위해 ▲디지털/IT기술 인력비중 30% 확대 ▲디지털역량 확보를 위한 인적기술적 경쟁력 제고 ▲디지털플랫폼 업무처리 비중 90%로 확대 ▲AI기반 자동화 통한 생산성 프로세스 혁신가속화 ▲데이터 기반의 고객경험 혁신 등을 로드맵으로 구상했다.

앞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020년 10월, 고객경험 개선을 위해 미래에셋생명만의 UX 아이덴티티를 정립한 통합사이트 구축을 완료했다. 

같은 해 12월엔 고객업무 창구에 종이가 없는 '페이퍼리스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작년 7월엔 기존의 고객프라자를 '디지털라운지'로 전환하는 등의 작업을 마무리했다.

한편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는 서울대학교 공법학과를 졸업했다.

2000년 미래에셋증권에 입사했으며 2005년에는 미래에셋증권 채권본부장에 올랐다.

이후 경영지원부문장, 홍보담당 겸 HR본부장 등을 거쳤으며 2013년에는 미래에셋증권 대표를 맡았다. 그리고 지난 2019년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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