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증중고차' 시장 진입…기존 업계 "매출 타격 불가피" 울상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내일(24일)부터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 함에 따라 시장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허위 매물이 줄고 이른바 '믿을 수 있는' 중고차가 유통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중고차 시장이 '레몬 마켓'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4일부터 양산 중고차 센터를 오픈하고 영업을 시작한다. 2020년 중고차 매매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에서 풀려난 이후 3년 만이다.
현대차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의 판매목표를 5000대로 설정했으며, 내년부터 판매 규모를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국내 완성차 브랜드 최초로 ‘제조사 인증중고차’를 시장에 공급, 안심하고 중고차를 구매하려는 고객층을 신규로 개척할 예정이다. 가격은 다소 높더라도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원하는 소비자를 노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기업의 진출에 기존 중고차 시장은 격변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경쟁력과 기회를 확보하고 변화에 적극 대응할 채비를 마친 기업들 위주로 시장이 전면 개편될 전망이다.
중고차 시장에 불어올 가장 큰 변화는 소비자의 시장 신뢰도 상승이다. 현대차의 인공지능 시스템 도입으로 시세가 안정화되면 소비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판매자들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신뢰도가 경쟁력으로 자리잡으면 허위매물도 자연스레 사라질 전망이다.
중고차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와의 신뢰관계가 구축된다면 판매자들은 고도화된 서비스와 품질을 제공할 것"이라며 "다양한 차량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는 업체들만 살아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규모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소비자들이 중고차 시장을 안심하고 이용하는 만큼 구매층이 넓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현대차의 인증중고차 가격이 시중의 중고차 가격보다 높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반적인 중고차 시세 상승은 불가피하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상품화 및 품질 보증 비용 등으로 인해 중고차 가격이 10~20%정도 오를 것"이라며 "그럼에도 현대차 기아가 보유한 네트워크를 통해 수리가 신속하게 이뤄지는 등 시장을 정화하는 순기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생계가 걸린 소규모 업체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현대차가 2024년까지 적용되는 점유율 제한이 풀린 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면 독과점 수준의 시장 장악도 가능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경기도의 한 중고차 매매업체 대표는 "상태 좋고 마진율 높은 좋은 차는 대기업이 가져가는 구조다. 매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상사 사이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결국 소규모 업체들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데 이젠 살 길이 막막하다. 과연 상생이 가능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