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차보험료 2.9% 파격 인하…상생금융 압박에 눈치 치열

2023-12-08     백종훈 기자
메리츠화재 사옥 전경. (사진제공=메리츠화재)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메리츠화재가 3%에 가까운 자동차보험료 인하율을 제시하면서 손해보험사들의 눈치 경쟁이 치열하다. 금융당국이 상생금융 참여를 주문한 가운데 적정 인하율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내년도 자동차보험료 인하율을 '최대 2.9%'로 정해 최근 금융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메리츠화재가 자동차보험료 할인을 상생금융 카드로 꺼내들 수 있었던 까닭은 낮아진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있다.

메리츠화재의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올해 10월 기준 78.8%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는 79.2%, KB손해보험은 78.6%, 현대해상은 78.4%, DB손해보험 78.1%의 손해율을 보였다.

통상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 손해율을 80%선으로 보고 있다.

반면 삼성화재, KB손보, 현대해상, DB손보 등 4개 손보사가 정한 자동차보험료 인하율은 '최대 2.5%'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메리츠화재보다 0.4%포인트 낮은 수치여서, 금융당국 상생금융 기조에 맞게 인하율을 더 높여야할지 눈치를 봐야할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실제로 롯데손보는 지난해 자동차보험료를 2.9% 내렸지만 주요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2% 인하하는데 그쳤다. 다만 업계는 현재 상황에서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 자동차보험료 인하율을 최대 1.5%로 추산하고 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손해율이 비교적 안정적인 데다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까지 더해져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불가피하다"면서 "적정 자동차보험료 인하폭은 1%대 수준이지만 그럼에도 업계는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요청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때문에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하율을 더 올려야 할지를 놓고 앞으로 눈치경쟁을 벌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보험사가 연 20조원 규모의 자동차보험료를 1% 내릴 경우 보험수입은 2000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보험가입자 입장에서 인하율을 3%로 가정할 경우 1인당 보험료는 2만1600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보험사나 보험소비자 입장에서 효과적인 상생금융 방안이 될 수 있다. 보험사 수입이 줄어들긴 해도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전체 인구의 절반인 2400만명에 달하는데다 자동차 소유자라면 자동차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해서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6일 열린 보험사 CEO 간담회에서 "현재 보험업계가 상생방안을 자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내실있는 방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사적 사회안전망으로서 국민을 보호해 온 보험업계가 앞으로도 국민과 함께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바란다"며 "서민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보험사들이 스스로 사회적책임을 다한다면 보험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더욱 두터워질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에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료 인하 외에 10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기금 조성과 실손보험료 필요 인상률 최소화 등도 상생금융 일환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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