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 시대]⑦도시문제, 이제 '내게 맡겨'…스마트 시티

2016-08-03     김벼리기자

[뉴스웍스=김벼리기자]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시스코라이브 2016’에서 시스코가 미래도시 모델을 공개했다.

공용주차장이 부족한 지역에 차량이 몰려들자 주차공간이 여유로운 인근 건물로 차량을 안내하거나 차가 막히는 시간대에 신호등이 저절로 제어, 교통 흐름을 분산하는 등 낯선 풍경이 이어졌다.

이른바 ‘스마트 시티’. 핸드폰에 수많은 기능을 담은 ‘스마트폰’, 집 자체를 지능화한 ‘스마트 홈’에서 더 나아가 이제는 도시 전체를 ‘스마트’하게 만들려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 ‘비용↓ 효율성↑’ 스마트 시티…도시문제의 새로운 대안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홈의 개발 취지가 그렇듯 스마트 시티라는 개념도 기본적으로 도시 시스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등장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스마트 시티가 각광 받고 있는 것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도시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연합(UN) 경제사회국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0년 46.6%였던 세계 도시화율은 지난해 54%까지 증가했다. 오는 2030년에는 전 세계 도시 인구가 50억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UN 경제사회국은 전망했다.

이런 급속한 도시화는 교통혼잡, 슬럼화, 실업, 범죄, 에너지부족 등 수많은 문제를 야기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스마트 시티가 떠오르기 전부터 끊임없이 이어져왔지만 지금까지 꾸려온 해결책들은 대부분 ‘물리적 확장’에 의존하는 한계가 있었다.

예를 들어 교통 혼잡 문제에는 차선을 늘리거나 새 도로를 깔고, 실업을 막기 위해 재정을 투입하고, 범죄를 막기 위해 감시카메라 설치를 늘리는 식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비용은 비용대로 막대하게 부담하면서도 그 성과까지도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일어왔다.

한편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스마트 시티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사물인터넷(IoT)을 활용, 이미 갖고 있는 자원 등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배분함으로써 도시 문제를 해결한다는 개념이다. 교통·환경·상하수도·행정·의료·교육 등 도시의 주요 기반시설에서 실시간으로 모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여러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도시가 스마트 시티인 것이다.

예컨대 스마트 시티에서 교통혼잡이 생겼다고 가정해보자. 도로 센서로부터 관련 내용을 전달받은 중앙관리시스템이 우회로 등의 정보를 운전자에게 전달해 혼잡을 완화하는 식이다.

스마트 시티에서는 도로 증설이나 신설을 하지 않아도 돼 비용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가용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때문에 효율성도 극대화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스마트시티 엑스포 세계대회(Smart City Expo World Congress)’ 내부 풍경.

◆ 2020년 스마트시티 시장 1900조원…스페인 바르셀로나가 선두

전 세계에서는 아직 블루오션이지만 성장 잠재력이 무한한 스마트시티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프로스트앤설리번은 오는 2020년 스마트시티 시장의 가치를 1조5000억 달러(약 1900조원)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특히 도시를 대상으로 하는 스마트 시티의 특성상 국가 및 도시적 차원에서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협업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스마트 시티 현실화를 선도하고 있는 곳은 스페인 바로셀로나로 200개가 넘는 스마트시티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열리는 ‘스마트시티 엑스포 세계대회(Smart City Expo World Congress)’도 바르셀로나에서 열린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 92개국의 440개 도시가 참여,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은 국가 주도로 스마트시티 실현을 위한 ‘스마트그리드’ 등의 기술개발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유럽 도시들은 노후 도시의 경쟁력 향상과 도시 재생 사업 스마트 시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인도 등도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시티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해당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로는 알파벳, 시스코, IBM, 다쏘시스템 등이 있다.

지난 3월 알파벳이 설립한 '사이드워크 랩'은 교통시스템 분석 플랫폼 'Flow'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미국 교통부가 진행하는 ‘스마트시티 챌린지’를 지원할 계획이다.

시스코는 사물인터넷(IoE)을 기반으로 인천, 덴마크 코펜하겐,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여러 도시와 손잡고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다쏘시스템도 스마트시티에 지속가능한 주택, 건물 및 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LCT ONE’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시스코가 스마트 시티의 선진적인 사례로 꼽은 송도.

◆ 한국 송도, 선진 사례로 꼽히기도…“잠재력 충분”

한편 한국도 세계 스마트 시티 시장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시스코는 스마트 시티의 가장 선진적인 사례로 한국의 송도를 언급했다. 지난 2013년 송도에 들어선 시스코 IoT 혁신센터는 지금까지 스마트시티, 스마트 팩토리(공장), 스마트 홈 등 다양한 시도를 해오고 있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스마트시티 사업을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달 7일 정부는 '한국형 스마트시티(K-Smart City) 해외진출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지역적 특성과 경제발전 단계, 도시 개발 유형 등에 따라 ▲스마트 신도시 ▲에너지 신산업 ▲친환경 물산업 ▲스마트 교통 ▲ICT 솔루션 등 맞춤형 전략으로 수출에 나선다는 내용이 담겼다.

관련 전문가는 "해외 사례와 우리나라 사례를 살펴보면 정부적 차원에서 강력하게 스마트 시티 사업을 밀어붙일 필요가 있다"면서 "신도시 개발을 등을 통해 풍부한 사업경험을 축적해왔고 IT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이 둘의 시너지가 발휘된다면 앞으로 스마트 시티 시장을 한국이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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