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인도 시장 정조준…뜨거운 ETF 경쟁
美·中 갈등 본격화 뒤 대체 시장 급부상 인도 증시 급등 따른 버블 위험 '주의'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최근 '넥스트 차이나'로 주목받고 있는 인도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자산운용사들은 저마다 인도 관련 새로운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예고했다. 다만 인도 증시가 급등하면서 거품 논란이 일고 있는 만큼 투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국내 28개 인도 펀드의 총 순자산액은 2조3700억원이다. 이는 지난 1월 대비 석 달 만에 6876억원(40%)이나 급증한 금액이다.
상품별로 보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인도니프티50 ETF'는 순자산액이 3000억원을 넘었다. KODEX 인도니프티50 ETF는 인도 대형주 50종목을 편입하는 지수인 니프티50를 추종하는 ETF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인도니프티50'도 올해에만 1009억원의 순자산액이 증가했다.
이처럼 인도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지난 1월 말 인도 증시의 시가 총액이 4조3000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뛰어난 성장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벤치마크인 니프티50지수는 최근 8년 연속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상승률은 20%에 달했다. 인도 국립증권거래소(NSE)는 지난 1월 홍콩을 제치고 미국, 중국 본토, 일본에 이어 세계 4위 자리에 등극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장기화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 역시 호재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인도 현지로 생산 기지를 옮기고 있을뿐더러 투자 유치 역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에 자산운용사들은 올해 줄줄이 인도에 투자하는 새로운 ETF 상품 출시를 예고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오는 상반기 중 인도의 대표 대기업 그룹인 타타그룹주에 집중 투자하는 ETF를 내놓을 예정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인도 대표 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TIGER인도빌리언컨슈머(가칭)' ETF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 상품은 인도 핵심 산업을 주도하는 타타그룹·인포시스·HDFC·릴라이언스·바자즈 등 5대 대표 그룹에 60% 이상을 집중 투자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인도 직접 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으로 ETF 상품을 통한 간접투자가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이에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기초지수를 넘어 투자자들의 다양한 투자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ETF를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인도 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도 증시는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에 대한 기대감을 계속 반영 중이고 상장 기업들의 실적 성장 역시 시장 기대치를 충족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도 관련 ETF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인도 증시가 단기간 급속도로 튀어 오른 만큼 숨 고르기 구간에서 강한 변동성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도 공시 자료의 신뢰도는 선진국 시장과 비교해 낮은 편"이라며 "인도 시장이 뛰어난 잠재력을 보유한 것은 사실이지만, 극복해야 할 한계도 명확한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한화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은 인도 관련 ETF에 대한 출시 계획이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