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중동 사태 리스크 철저 점검…면밀한 대비책 운용"
이란, 이스라엘 공격 감행…"국민과 기업, 선박 안전대책 마련" 지시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이란이 우리 시간으로 14일 오전 6시경 이스라엘에 대해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중동 위기가 더욱 고조되면서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중동 사태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 회의'를 주재했다. 이번 회의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국제 안보·경제 상황 및 우리 안보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회의 참석자들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정으로 인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국제 유가와 환율의 움직임에 따른 파급 효과를 예의주시하면서 현 상황이 공급망과 물가 등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기민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범정부 차원의 국제 유가, 에너지 수급 및 공급망 관련 분석·관리 시스템을 밀도 있게 가동할 것"을 지시하고 "우리 경제와 안보에 대한 상황 전망과 리스크 요인들을 철저히 점검해 향후 어떤 상황이 전개되더라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면밀한 대비책을 운용하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스라엘과 중동 역내에 소재한 우리 국민, 기업, 재외공관의 안전을 비롯해 인근 지역을 항행하는 우리 선박에 대한 안전 대책을 철저히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이날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을 통해 "이달 초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이번 공격을 개시했으며, 수십 대의 무인기와 순항미사일 등을 이용해 이스라엘 영토 내 특정 목표물을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 이스라엘의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 폭격으로 고위급 지휘관이 사망한 지 12일 만에 보복 공격에 나선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200여대의 이상의 드론과 미사일이 발사됐고, 이란의 공격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거의 대부분의 발사체가 이스라엘 영토 진입전 요격됐다"고 발표했다.
이란의 이번 공격에 대해 주요국들은 일제히 규탄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이란의 공격을 규탄하고 중동 역내에서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위해 모든 국가들이 자제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국가안보회의(NSC)를 개최후 이스라엘에 대한 안보 약속을 재확인했다.
수낙 영국 총리도 "이번 공격이 무모하고 역내 혼란을 야기시킨다"고 비난했다. 영국 국방부는 중동내 항공 공격에 대한 요격을 위해 영국 전투기들을 급파했다.
이외 이란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이란내 중국인과 기업에게 보안수위 강화를 권유했고, 사우디 외교부는 중동 내 군사적 긴장 고조를 우려하며 당사국들의 자제를 촉구했다.
향후 사태 확산 여부는 이스라엘의 대응 강도와 이란의 추가 대응 여부에 달려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IRGC는 공격 수시간 후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번 공격에 다시 위협행위를 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주유엔 이란대표부도 "이번 조치는 정당한 자위권 행사로, 분쟁 확대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강력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연쇄 보복에 나설 경우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시장 불안심리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우려된다.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이란의 공격을 규탄하고 IRGC를 테러단체로 지정하기 위해 긴급 안보리 회의를 요청했다. 유엔 안보리는 내일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