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친화시대] 현대백화점그룹, 중장기 배당정책 10개 계열사 수립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주주가치 제고를 그룹의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기업가치 개선을 이뤄내고, 회사의 미래성장을 투자자들과 함께 이루겠다는 의지다. 여기에 정부 주도의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 해소 방안에 발맞춰 증시 부양에 일조하는 긍정적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11월 단일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 체제로 전환하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우선 주주환원 개선 의지를 담은 계열사별 중장기 배당 정책을 수립했다. 현대백화점은 향후 3년간 최소 배당액을 기존 1000원 이상에서 1300원 이상으로 상향했고, 현대홈쇼핑은 3년간 주당 2500원 이상을 보장할 예정이다.
한섬과 현대리바트, 현대이지웰, 대원강업, 현대에버다임 등의 5개 계열사는 그룹의 주주가치 제고 기조에 맞춰 처음으로 중장기 배당 정책을 수립했다. 5개 계열사는 앞으로 3년간 최소 배당성향(배당금 비율)을 10~20%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또한 자사주 매입과 동시에 소각에 나선다. 회사의 원활한 현금 흐름을 입증하면서 소액주주의 권리를 확보, 미래 투자 가능성을 한층 높이겠다는 취지다.
지누스는 자기주식 23만7972주를 장내 매수하고 기존 보유분을 포함해 자기주식 47만5944주(2.3%)를 이달 내 소각할 예정이다. 현대그린푸드 역시 오는 2028년까지 자사주 10.6%를 신규로 매입해 소각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한섬은 각각 발행주식의 약 4%와 5% 수준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배당 절차 개선도 주목할 점이다. 현대백화점그룹 10개 상장 계열사들은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선(先) 배당액, 후(後) 배당기준일 확정 방식’으로 바꾸는 안을 일제히 통과시켰다. 이른바 ‘깜깜이 배당’을 없애 주주들의 배당 예측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회사는 시장과의 소통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그룹 내 모든 상장 계열사가 참여한 통합 기업설명회(IR)를 진행했으며, 올해 상반기 중 통합 IR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는 기업가치 제고와 연결되면서 정부 정책과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의미가 있다”며 “단일 지주사 중심의 새로운 지배구조가 구축된 만큼, 앞으로도 시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보다 전향적인 주주친화 정책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홈쇼핑 주식 300만주를 공개매수한 것을 두고 “공개매수로 추가 자금조달이 발생할 수 있지만, 경영권 확보를 통한 전략적 선택 확대와 기존 주주의 가치 증대가 이뤄질 수 있다”며 “이러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업지배구조가 확보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