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인천, 에어프레미아·이스타 제치고 '아시아나화물' 인수
향후 운영 능력 등 정성평가서 높은 점수…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우선협상대상자로 국내 유일 화물 전용 항공사인 에어인천이 선정됐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 조건으로 내건 화물사업 독과점 해소도 제3자 매각을 통해 풀리면서 양사 통합도 9부 능선을 넘게 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에 뛰어든 후보 중 에어인천을 우선협상자로 내정했다. 양측은 오는 17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측은 "아직 절차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에어인천은 2012년 설립된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화물운송 전문 항공사다. 지난 2022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소시어스프라이빗에쿼티(PE)가 경영권을 인수했다. 소시어스PE는 산업은행 인수합병(M&A)실 출신인 이병국 대표가 2004년 설립했다.
앞서 에어인천은 최대주주인 소시어스PE가 인화정공, 한국투자파트너스,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파트너스 등과 컨소시엄 파트너를 구성해 매각에 참전했다. 본입찰에 참여한 에어인천,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등 3개사 모두 5000억원 안팎의 인수 희망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인천은 선정 과정에서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인수 후 운영 계획 등 정성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에어인천은 자금조달을 일찌감치 마친 점과 세 후보 중 유일하게 화물 전용 항공사로 다수의 화물전용기를 운행한 경험을 쌓은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에어인천은 이번 인수로 국내 2위 화물사업자로 급부상하게 됐다. 단거리 화물 운송에 그쳤던 사업 영역을 장거리로도 확장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1분기 기준 19.4%로 대한항공(45.2%)에 이어 2위다. 자체 화물기 8대와 리스 3대를 포함해 모두 11대의 화물기도 운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매출 1조6071억원, 영업이익 7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작업이 순항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EC가 승인 조건으로 내건 유럽 주요 여객 노선 운수권 분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분리 매각을 모두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14개 기업결합 필수 신고국 중 13개국의 승인을 받아 미국의 결정만 남겨놓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달 초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10월 말까지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심사까지 통과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본격적인 합병이 시작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뒤 2년 안에 통합 항공사로 합칠 계획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양사 통합 법인은 세계 10위권 초대형 항공사로 올라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