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정상화 추진…은행·보험사, 최대 '5조' 쏟는다
은행·보험 각각 5곳 참여…대출 희망업체 5대 은행 상담 진행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김다혜 기자] 은행과 보험사가 부동산 PF 정상화를 위해 손을 맞잡고 조 단위 자금을 투입한다.
금융위원회는 최대 5조원 규모의 '은행·보험업권 PF 신디케이트론'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5개 은행과 5개 보험사 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신디케이트론은 대주인 금융기관이 차관단, 즉 신디케이트를 구성해 공통 조건으로 차주에게 일정액을 융자하는 대출 방식을 의미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번 업무협약에는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우리은행을 비롯해 삼성·한화생명·메리츠화재·삼성화재·DB손해보험이 참여했다.
업무협약 참여 금융사는 우선 1조원 규모로 공동 신디케이트론을 조성해 민간 수요를 보강할 계획이다. 향후 대출 현황과 시장 상황 등을 살펴 필요시 최대 5조원까지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대출 대상 사업장은 일정 정도의 사업성을 확보한 부동산 PF 사업장 중 소송 등 법률 리스크가 없고 대주단 간 분쟁이 없는 사업장으로 할 예정이다. 대상 차주는 해당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업자로 정한다.
신디케이트론을 희망하는 사업자는 5대 은행 중 한 곳을 선택해 대출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해당 은행에서 사업자의 사업계획을 고려한 대출 가능 여부, 구체적인 조건 등에 대해 안내받을 수 있다.
신디케이트론은 차주 유형 및 자금 용도에 따라 ▲경락자금대출 ▲자율매각 사업장 인수자금 대출 ▲NPL 투자기관 대출 ▲일시적 유동성 애로 사업장 대출 등 4개 유형으로 마련했다.
경락자금대출은 경·공매 낙찰을 받아 신규로 부동산 PF 사업을 진행하기 희망하는 신규 사업자 대상이다. 자율매각 사업장 인수자금 대출은 소유권·인허가권을 양수받아 수의계약으로 사업장을 인수하여 사업을 진행하고자 하는 차주 대상이다.
NPL 투자기관 대출은 NPL 금융기관 및 NPL 펀드가 부동산 PF 사업장 NPL 할인매입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빌려준다. 일시적 유동성 애로 사업장 대출은 정상적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공사비 부족 등 유동성 애로를 겪는 사업장 대상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번 신디케이트론이 공공부문의 손실 흡수와 같은 별도 보강 장치 없이 금융업권이 스스로 부동산 PF 연착륙을 위해 민간 재원만으로 조성되었다는 점에 대해 큰 의미를 갖는다"며 "은행·보험업권 부동산 PF 신디케이트론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고 브릿지론의 본PF 전환이 용이해 경·공매 시장에 참여한 참여자의 매수 여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번 신디케이트론이 부동산 PF 사업 정상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자금을 집행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월 14일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객관적·합리적으로 개선해 부동산 PF 사업장 옥석을 가리는 게 핵심이다. 사업성이 충분한 정상 사업장에는 자금을 확실하게 공급하고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에는 시장참여자가 스스로 재구조화·정리를 해 나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