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적립금 382조…수익률 5.26%로 역대 두번째
고용부·금감원, 새 퇴직연금 제도 점검 "연금성 강화 등 우수사례 확산해야"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퇴직연금 관련 제도가 새롭게 시행되면서 지난해 적립금이 382조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새 제도가 아직 걸음마 단계인 만큼 수익률 향상과 연금성 강화 등은 과제로 남았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은 20일 오후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퇴직연금 성과점검 및 우수사례 확산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는 새롭게 도입된 퇴직연금 관련 제도에 대한 성과를 되짚고, 우수사례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우수 퇴직연금 사업자로 선정된 4개사(미래에셋증권·하나은행·한국투자증권·KB손해보험) 대표 등이 참석했다.
퇴직연금은 지난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 법 개정으로 ▲30인 이하 중소기업의 퇴직연금기금 도입 ▲확정기여형(DC)·개인형퇴직연금(IRP)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도입 ▲300인 이상 확정급여형(DB) 사업장에 적립금운용위원회 구성·운영 의무 신설 ▲퇴직연금사업자에 대한 수수료 부과기준 마련 의무화 등의 제도 개선이 이뤄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 기준 382조원까지 성장했다. 수익률은 5.26%로 퇴직급여제도가 전면 시행된 2010년(5.5%) 이후 두 번째로 높았다. 가입자의 연금수령 계좌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이날 우수기업 사례 발표에서 미래에셋증권은 인공지능이 가입자에게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 포트폴리오 제안 서비스'의 장점을 소개했다. 이 서비스를 사용하면 고객은 모바일로도 손쉽게 자산을 관리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디폴트옵션 상품에 대한 위험관리 및 성과평가를 외부 전문기관에 맡겼다. 그 결과를 가입자에게 제공함으로써 가입자의 상품 선정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을 적극 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하나은행은 퇴직연금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고,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에 이바지하기 위해 새롭게 시행된 제도들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며 "앞으로도 퇴직연금 가입자와 제도도입 기업들에게 보다 정교하고 다양한 상품·서비스 제공을 통해 퇴직연금 우수 사업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자체 개발한 자산운용전략 시스템(K-ALM)을 기반으로 개별기업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적립금운용 컨설팅(K-IPS)을 제공하는 등 DB형 퇴직연금의 자산운용 성과를 높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KB손해보험은 'KB골든라이프센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은퇴 이후 생활에 필요한 콘텐츠를 형태로 만들어 가입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비대면 시스템을 활용해 쉽고 빠른 연금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새 퇴직연금 관련 제도가 시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만큼 제도 안착을 위해 남은 과제들과 함께 우수사례 확산을 다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새로 시행된 제도는 걸음마 단계인 반면 퇴직연금 가입 확대, 수익률 향상, 연금성 강화 등 개선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우수 퇴직연금사업자가 혁신과 노력을 지속하는 등 솔선수범해 새 제도 현장 안착을 위한 우수사례를 확산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퇴직연금 시장에서 DB형 비중이 높아 DC제도의 활성화가 필요해 보인다"며 "가입자들이 안심하고 DC제도를 활용해 노후자산을 증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운영적 측면의 보완점을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퇴직연금 가입자 교육, 상품 제시, 자산배분 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퇴직연금 사업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퇴직연금 상품이 인플레이션보다 높은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해 가입자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