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본입찰 앞둔 롯데·MG손보…새 주인찾기 '안간힘'
롯데손보, 우리금융지주 등 인수 희망자 많지만 '몸값' 부담 여전 KDB생명, 자본건전성 올리며 매력 높였지만…"원매자 없는 게 현실"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지지부진했던 보험사 M&A가 결실을 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과 MG손해보험은 현재 매각을 위한 본입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에게 남은 절차는 본입찰 흥행 주도와 이에 따른 매각 성사다.
롯데손보는 국내 4대 금융지주 중 하나인 우리금융지주를 비롯해 블랙록·블랙스톤·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최근 기업실사를 진행했다. 본입찰은 이번 주 금요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회사는 최근 후순위채 수요 예측에서 목표액 1000억원의 2배가 넘는 2120억원 가량을 확보한 상태다. 후순위채는 회계 기준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무증권인데 본입찰 전에 자본을 늘림으로써 재무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
MG손보 예비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 2곳도 기업실사를 이달 초 끝내고 지난 10일 본입찰을 시작했다. 본입찰은 내달 5일 열린다.
예보는 MG손보 매각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MG손보 인수 의향자를 위한 자금지원책을 내놓은 데다가 자산과 지분 일체를 품는 M&A 방식, 우량 자산과 부채만 갖는 P&A 방식 중 원하는 형태로 MG손보를 품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KDB생명도 자본 적정성을 개선하고 다시 매각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하나금융지주가 KDB생명 인수를 포기하면서 매각이 목전에서 불발된 바 있다.
회사는 산업은행으로부터 최근 3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수혈받았다. 업계는 이번 증자까지 포함해 KDB생명에 약 1조5000억원을 투입한 산업은행이 조만간 KDB생명 매각에 다시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매각이 성공하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롯데손보의 경우 몸값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장이 평가하는 롯데손보 매각가는 1조5000억~1조8000억원 수준이지만 롯데손보 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몸값으로 최소 2조원 이상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에 나섰던 우리금융은 적정가격에 인수하겠다는 원칙만 내세우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보험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의지는 분명하다"면서도 "실사 결과에 따라 적정하다고 판단한 가격을 오버페이 즉, 과다 지급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MG손보의 경우 재무 건전성 문제와 사법 리스크가 발목을 잡는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금융당국 권고치 150%보다 74%포인트가량 낮은 76.9%다. 금융당국이 일시적으로 반영한 경과조치를 빼면 64% 수준까지 떨어진다.
또 서울행정법원이 지난해 8월 17일 'MG손보 부실 금융기관 결정 취소' 1심 본안소송에서 '피고(금융위) 승소' 판결을 내린 것과 관련해 MG손보의 대주주 JC파트너스가 작년 9월 7일 항소한 상태다. 다음 달 초 항소심 결심 공판을 앞두고 있다.
KDB생명도 MG손보와 마찬가지로 재무 건전성 문제가 가장 크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117.54%다. 이는 작년 3분기 134.05%보다 2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취임 2주년 간담회에서 "KDB생명은 아픈 손가락 중에서도 아픈 손가락이다. 매각을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원매자가 없는 게 현실"이라며 "가치 제고 방안에 따라 자회사 편입 혹은 매각 중 하나로 매듭을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예비입찰에 참여했더라도 기업실사 후 본입찰에서 불참하는 경우도 많은 만큼 앞으로의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강석훈 회장의 말처럼 보험사 M&A 시계를 움직일 힘은 이제 원매자 의지에 달려 있다. 매물 소화가 제때 이뤄질 수 있게 보험사들도 나름의 전략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