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밸류업 공시' 했는데…금융주만 웃었다

KB금융·키움증권 세제 혜택 발표에 '상승'…에프앤가이드·콜마홀딩스 공시 당일 '반짝'

2024-07-08     박성민 기자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후 KB금융과 키움증권의 주가 추이. (자료=박성민 기자)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은 기업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주는 정부의 세제혜택 발표에 힘입어 연일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이외 종목들은 밸류업 공시 후 주가가 오히려 부진한 모습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직전 거래일인 5일 8만8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밸류업 프로그램 공시 당일인 지난 5월 27일(7만6300원)과 비교할 때 1만1900원(15.60%) 오른 금액이다.

키움증권도 직전 거래일인 5일 공시 당일이었던 지난 5월 28일(12만5800원) 대비 1만1900원(9.46%) 뛴 13만7700원에 장을 마쳤다.

KB금융과 키움증권의 주가는 지난 3일 이후 3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등 오름세를 탔다. 특히 KB금융은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연일 새로 쓰고 있다. KB금융의 주가가 8만5000원선을 웃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금융주가 강세를 보인 이유는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구체적 인센티브를 수치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주주환원을 적극적으로 확대한 기업에 세금 부담을 줄여주겠다고 지난 3일 발표했다. 기업이 직전 3년 평균 주주환원액 대비 5% 넘게 주주환원을 진행하면, 초과분의 5%를 법인세 세액공제 해주는 방식이다. 

증권가 역시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 금융주들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경우 총주주환원율 30%를 공시한 만큼, 하반기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이 기대돼 주가하방은 견고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KB금융에 대해 "연간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최소 7000억원 이상, 총주주환원율 40%를 상회하는 최초의 금융지주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법인세 세액공제 내용에 따르면 KB금융의 경우 2024년 약 250억원 수준의 세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공시 후 에프앤가이드와 콜마홀딩스의 주가 추이. (자료=박성민 기자)

반면 밸류업 공시 이후 주가가 하락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는 기업도 있다. 

에프앤가이드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 5일 70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공시를 냈던 지난 5월 31일(8130원)보다 오히려 하락한 금액이다. 

같은 날 콜마홀딩스도 9280원에 거래를 끝내면서 공시를 냈던 지난달 26일(1만500원)과 비교해 주가가 미끄러졌다. 

앞서 에프앤가이드와 콜마홀딩스는 공시를 통해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공개했다. 에프앤가이드는 자기자본이익률(ROE),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 등의 달성 목표를 제시했으며, 콜마홀딩스는 주주환원의 일환으로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다. 

기업 가치 제고 계획 발표 당일 에프앤가이드와 콜마홀딩스의 주가는 각각 2.26%, 4.06%씩 반짝 상승하는 데 성공했으나, 이내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꼬꾸라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법인세, 배당소득세, 상속세 등 '3종 세제혜택'을 파격적으로 내세우긴 했지만 현재로써 이 정책이 투자자들의 투심에 미치는 범위는 금융주 정도에 한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대기업들의 공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라도 이미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 상승이라든지 이런 눈에 띄는 성과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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