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역대 최장' 동결…증권가 "10월 인하 가능성↑"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할 때"…'8월 아닌 10월 첫 인하' 전망 우세

2024-07-13     허운연 기자
(출처=한국은행 홈페이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역대 최장기간 동결 중인 가운데, 하반기 '인하' 깜빡이가 켜졌다. 시장은 4분기 중 1차례 인하를 지지하는 모습이다.

한은은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연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은 기준금리는 작년 1월 3.25%에서 3.50%로 인상된 뒤 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연속된 12번의 회의에서 모두 동결됐다. 3.50%가 된 작년 1월 13일부터 1년 6개월 가까이 3.50%로 유지되고 있다. 이는 2016년 6월 9일부터 2017년 11월 31일까지 1.25%로 유지된 기간을 넘어서는 역대 최장 동결 기록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문을 통해 "향후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와 함께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 변수들 간의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기자간담회에서 "인플레이션 안정에 많은 진전이 있었고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도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적절한 시점에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서는 "언제 시작할지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또 "지금 시장에 형성된 금리 인하 기대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이른 인하 기대를 차단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 11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출처=한국은행 유튜브)

이 총재가 인하 시점을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시장은 10월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원 연구원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기는 했으나 만장일치 동결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장에서 최근 높아진 8월 금리 인하 기대감은 낮아지고, 연내 인하 기대 시점은 4분기 중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며 "첫 인하 시점은 8월보다는 10월"이라고 판단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원 연구원도 "7월 금통위를 매파 일색으로 볼 필요는 없다. 금리 인하 여지는 열어두되 시장의 기대가 과도하게 형성되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8월 인하 가능성은 소멸됐고, 연내 2회 인하도 어렵지만 4분기 1회 인하 기조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금리 인하 소수의견 등장 후 10월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했다.

안 연구원은 "시장의 예상과 달리 인하 소수의견조차 나오지 않았던 것은 5월 대비 금융안정 목표 달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4월부터 감소하는 전세거래량을 보면 매매거래량 증가세는 최대 1~2개월 뒤부터 줄어들 수 있고, 예정대로 9월 스트레스 DSR 2단계 도입될 경우 4분기 가계부채 증가세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환율 부분은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9월로 유력해질수록 한은의 부담이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25~5.50%인 정책금리에 대한 인하를 단행하면, 한은도 뒤따라 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12일 기준 9월 FOMC에서는 인하 확률은 92.6%에 달한다. 현 시점에서는 시장 참가자들이 연준의 9월 인하를 확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연준의 9월 인하 가능성이 날로 높아지면서 한은의 10월 인하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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