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두 달째 '낙관적'…기대인플레 2년 4개월 만에 '2%대' 둔화

금리 인하 기대감 커져…집값 상승 전망 '강세'

2024-07-24     허운연 기자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소비심리가 두 달째 낙관적인 상태를 보인 가운데 기대인플레이션이 2년 4개월 만에 2%대로 하락하면서 물가 안정 흐름을 기대케 했다. 다만 금리 인하 전망이 강해지면서 향후 집값 상승 기대감도 크게 오르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4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6으로 전월보다 2.7포인트 올랐다.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 가운데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다. 장기평균치(2003~2023년)를 기준값 100으로 삼아 100보다 크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심리는 지난해 11월(97.3)을 저점으로 상승하기 시작해 올해 1월(101.6) 낙관적으로 반등했다. 2월(101.9) 이후 지속 하락하면서 5월(98.4)에는 '비관적'으로 변했으나 6월(100.9)부터 기준인 100을 상회하고 있다.

이번 달에는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수인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CSI가 모두 올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현재생활형편CSI는 91, 생활형편전망CSI는 95로 1포인트씩 상승했다. 가계수입전망CSI는 100으로 1포인트, 소비지출전망CSI는 111로 2포인트 각각 올랐다.

현재경기판단CSI는 77로 6포인트, 향후경기전망CSI는 84로 4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취업기회전망CSI는 86으로 1포인트 올랐다.

(출처=한국은행 홈페이지)

금리수준전망CSI는 95로 3포인트 하락했다. 두 달째 100 아래를 기록했다. 이는 현재와 비교할 때 6개월 후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보는 전망이 강해졌다는 의미다.

미국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가 9월 인하될 것으로 강하게 예상되면서 한은 기준금리도 4분기 중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11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적절한 시점에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본다. 이제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고 언급했다.

이외 7월 중 현재가계저축CSI는 94로 1포인트 오른 반면 가계저축전망CSI는 96으로 1포인트 내렸다. 현재가계부채CSI는 100으로 전월과 동일하고 가계부채전망CSI는 98로 1포인트 상승했다. 임금수준전망CSI은 118로 2포인트 올랐다.

물가수준전망CSI은 144로 2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월(2.9%), 5월(2.7%)에 이어 6월(2.4%)까지 석 달 연속 2%대를 기록하면서 물가수준전망CSI가 두 달째 내렸다. 다만 140을 상회하면서 향후 물가 수준을 높게 보는 국민이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한은은 올해 연간 물가전망에 대해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유가 상승 등으로 둔화 흐름이 일시주춤할 수 있겠으나 근원물가 등 기조적 물가의 하향안정세, 지난해 유가·농산물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등을 고려할 때 둔화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지난 전망(2.6%) 수준을 소폭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국민들의 물가 인식은 개선되는 모습이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7월 중 2.9%로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두 달째 떨어졌다. 기대인플레이션이 2%대를 기록한 것은 2022년 3월 2.9% 이후 처음이다.

또 일반인의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도 3.6%로 0.1%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공공요금(54.3%), 농축수산물(49.9%), 석유류제품(35.0%) 순이다. 전월에 비해 석유류제품과 공공요금 응답 비중은 각각 11.4%포인트, 1.3%포인트 상승했으나 농축수산물은 7.9%포인트 하락했다.

서울의 주택·아파트단지 전경. (출처=뉴스웍스DB)

한편 주택가격전망CSI는 115로 전월 대비 7포인트 올랐다. 넉 달째 100을 상회해 1년 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았던 2022년 11월(61) 이후 10개월 연속 상승했던 주택가격전망CSI는 대출금리 인상 여파 등으로 작년 10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섰고, 12월(93)부터는 100 아래로 떨어졌으나 3월(95) 상승 전환하면서 4월부터 100을 상회하고 있다. 특히 6월과 7월 각각 7포인트씩 오르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도 최근 서울 중심의 아파트 상승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해 "시장 전반이 과열되는 양상은 아니지만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점차 확산되고 있어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청년과 무주택 서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주택공급을 확실히 늘리기로 했다. 교통 등 정주여건이 우수한 3기 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2029년까지 총 23만6000호를 시세보다 크게 저렴한 수준으로 분양할 계획이다.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비아파트 공급도 가속화한다. 전세사기로부터 안전하고 시세보다 저렴한 공공 매입임대 주택을 내년까지 당초 계획된 12만호보다 최소 1만호 이상 추가 공급한다. 이 가운데 5만4000호는 올해 하반기에 전세가격 상승세가 나타나는 수도권 지역에 집중 공급할 방침이다.

최 부총리는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관계부처 합동 현장 점검반을 가동해 시장교란행위를 단속하고, 불법행위를 엄단하며, 탈루세액을 철저히 추징하는 등 투기 거래를 근절하겠다"며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시장과열이 나타난다면 특단의 조치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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