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 시대]⑩'오감으로 느끼는 가상세계' 가상현실VR

2016-08-16     김벼리기자

[뉴스웍스=김벼리기자] 

# ‘비서의 이름을 정해주세요’라는 요청에 구보는 내키는 대로 “사하라”라고 지었다. 매일 저녁 침상에 가만히 앉아 가상현실(VR) 장치로 사하라 사막을 둘러보는 것은 구보의 취미다. ((1편 '2026년 구보씨의 하루'(上) 중에서)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은 미래소통의 플랫폼이다."

지난 2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6, 삼성 모바일 언팩 행사에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던진 화두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VR에 있어서 그 개념은 일상적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로 VR을 접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군사, 오락, 의료, 학습, 영화, 건축설계, 관광 등 여러 산업에서는 우후죽순 VR을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VR 제품도 저렴한 가격에 시장에 나오고 있다.

VR의 개념, 현황 및 전망을 살펴본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360도 카메라 '기어 360'. <사진제공=삼성전자>

◆ 올해 VR시장 4조5000억원 규모…헤드셋, 카메라, 콘텐츠 등

VR이란 컴퓨터 기술을 활용해 인간의 오감을 가상 속에 그대로 재현, 마치 실제와 같이 느낌을 주는 기술이다.

평면에 입체감을 살려 현실을 재현한 3D와는 달리, 360도 영상을 활용해 시각적 감각을 보다 강화했을 뿐만 아니라 촉각·청각·후각·미각 등 인간의 모든 감각을 자극해 현실감을 더욱 높인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 통계 전문 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는 올해 VR 시장 규모를 38억달러(약 4조5000억원)로 예측했다. 작년(23억달러)보다 65% 증가한 수준이다.

이렇게 5조원에 육박하는 VR 시장 관련 제품으로는 VR 헤드셋, 360도 카메라, 관련 콘텐츠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오는 10월 일본 소니는 가정용 게임기와 연동하는 헤드셋 '플레이스테이션VR'을 출시한다. 또한 지난 4월 중국 화웨이는 '화웨이 VR'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연이어 VR 헤드셋을 내고 있다.

소비자가 직접 VR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게 고안한 360도 카메라 시장도 활발히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어360', LG전자는 스마트폰 G5와 함께 '360캠'을 출시했으며 페이스북도 360도 영상을 3D 영상으로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 '서라운드'를 개발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고프로, 일본 니콘 등 정통 카메라 업체들도 각각 '오디세이', '키미션360'이란 제품으로 해당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VR 콘텐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1인칭 총쏘기 게임(FPS) '스페셜포스'의 개발사 드래곤플라이는 변신 로봇 만화 '또봇' 캐릭터를 활용한 나오는 자동차경주 게임과 또 다른 FPS 게임을 VR 버전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도 최근 VR 기술 전문가를 채용하는 등 VR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VR 콘텐츠의 중심에는 게임이 자리 잡고 있지만 최근에는 스포츠가 새로운 핵심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데이비드 콜 넥스트VR CEO는 "3년 전에 전문가들의 관심은 게임에만 집중돼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엔 스포츠중계로 관심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STRIVRLabs>

◆ 2020년에는 22조원 규모로 커져…“하드웨어-콘텐츠 모두 키워야”

시장조사 업체인 트렌드포스는 오는 2020년 VR 기기의 판매량은 연간 38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시장 규모는 200억달러(약 22조원)에 이를 전망이며, 특히 VR 콘텐츠 시장은 이보다 큰 500억달러(약 56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에서 "VR은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들어가는 티켓과 같다"는 말이 나오는 까닭이다. 최근 한국 정부도 VR의 미래 시장가치를 인식, 지난 5월 VR 연관 생태계 육성, 게임물 자체등급분류제 확대, 정책자금 지원, 세제혜택 등 VR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80조원 규모의 지원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VR 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것이 중론이다. 달리 말해 그만큼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이 VR 시장인 셈이다.

관련 전문가는 "관련 제품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엄연히 VR은 매우 초기단계다. 앞으로도 콘텐츠 제공방식, 모바일 5G 등 네트워크 서비스 여부 등 풀지 못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VR의 대중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VR이 대중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기를 좀 더 가볍게 만들고, 착용시 어지러움을 줄여야 하며 화질도 더 선명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더 나아가 현재 하드웨어 중심의 국내 산업구조에서 탈피, 소비자와 직결되는 플랫폼이나 콘텐츠 분야로 체질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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