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데이마켓' 중단에 서학개미 울상…보상 여부·재개 시점 '불투명'
국내 19개 증권사, 16일 美 주식 주간 거래 전면 중단 "점심시간 이용 못 해 불편 호소…시스템 개선 시간 필요"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미국 주식을 낮에도 거래할 수 있는 '데이마켓' 서비스가 전면 중단되면서 당분간 서학개미들의 불편도 이어질 전망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국내 19개 증권사는 이날부터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
국내 증권사들은 블루오션과 협의에 따라 이날부터 데이마켓 서비스를 정상 재개할 예정이었으나, 미국 현지 야간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의 시스템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추가 피해가 우려돼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블루오션은 지난 5일 글로벌 주식시장이 급격한 하락세로 휘청거리면서 투자자들의 주문이 몰리자, 한국 시간으로 오후 2시 45분 이후 들어온 모든 거래를 취소시켰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약 9만계좌에서 6300억원의 거래 금액이 취소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취소 사태 이후에도 29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던 데이마켓은 결국 이날부터 모든 종목을 거래할 수 없게 됐다.
데이마켓은 해외주식, 특히 미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서비스다. 특히 한국 시간으로 매일 밤 11시 30분부터 다음 날 새벽 6시까지 운영되는 미국 주식 시장 특성상 국내 투자자들이 정규장이 닫힌 뒤에도 계속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직장인 투자자는 "주로 점심시간을 이용해 데이마켓을 이용해 왔는데, 한동안 불편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며 "주변에 경우 지난 중단 사태 때 제때 주문을 내지 못해 피해를 본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피해 보상 여부와 재개 시점에 쏠리고 있다. 이미 국내 19개 증권사 이용자들은 이번 사태의 보상을 요구하는 민원을 각 사와 금융감독원에 제기했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도 이번 사태에 대해 "손익 발생 여부를 따져봐야 하지만, 개인의 자율적 투자의사 결정이 침해된 것만으로도 증권사에 책임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투자자들을 위한 실질적 보상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이번 사태가 ATS 블루오션의 과실로 인해 촉발된 만큼, 보상에 나설 경우 배임의 위험이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지난 14일 금융투자협회는 19개 증권사를 대표해 장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블루오션에 발송했으며, 다음 주까지 답변을 줄 것을 요구했다.
금투협은 유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거래시스템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금융투자업계와 지속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거래 재개 시점이 불투명한 만큼 서학개미들의 불편을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투협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거래 재개 시점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순 없다"면서도 "불안정한 상태에서의 재개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협회 역시 최대한 빠르고 안정적으로 재개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한 증권업계 종사자도 "이번 데이마켓 중단이 투자자들의 안전을 위해 이뤄진 만큼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버 안정성 검증이 충분히 완료된 뒤 재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