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한 부산시금고 경쟁서 빈틈 찾는 기업은행

1금고 부산銀 24년…국민은행도 2금고 12년째 시중은행 입찰 포기 속 기업은행 이례적 도전

2024-08-19     차진형 기자
(사진제공=IBK기업은행)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부산시 금고 유치 경쟁이 3파전으로 진행된다. 터주대감인 부산은행과 국민은행이 참여한 가운데 기업은행이 도전장을 던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산시가 금고 입찰 신청서를 받은 결과 부산은행, 국민은행, 기업은행 등 3곳이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1금고는 부산·국민·기업은행 간 3파전으로, 2금고는 국민·기업은행 간 양자대결이 성립됐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 등 대형은행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실제 입찰 신청이 이뤄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시금고 운영을 담당하면서 은행에게 돌아올 실익이 크지 않다. 금고 유치를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부산은행은 지역은행으로써 자존심이 걸렸다. 2000년부터 주금고 운영권을 맡고 있다. 하지만 24년 만에 첫 경쟁입찰이란 점에서 부담이 크다.

실제 광주은행은 지난해 7월 조선대 주거래은행을 50년만에 신한은행에 뺏겼다. 울산시금고는 경남은행이 시중은행 간 출혈경쟁 끝에 주금고를 사수한 만큼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

다크호스는 기업은행이다. 일단 1금고보다 2금고 입성을 노리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이 2금고를 12년째 맡고 있지만 기업은행은 지역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자금조달이란 명분을 내세웠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부산시금고 입찰 신청에 대해 "부산시 금고 자금을 바탕으로 부산 소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저금리의 자금공급과 함께 시와의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해 지역재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기업은행은 부산 지역 내 개인금융 특화점포를 선보이며 소상공인의 대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 김성태 은행장이 2023년부터 3년 동안 중소기업에 20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만큼 부산시금고를 맡게 될 경우 상당한 투자금이 흘러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걸림돌은 지역 감정이다. 특히 지방은행노동조합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기업은행의 시금고 진출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김대성 부산은행 노조위원장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부산시금고 입찰은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기업은행의 부산시 1금고 입찰은 지역 자금의 유출을 야기시켜 지역소멸을 부추기는 국가경제발전을 저해하는 행동"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지역 이전은 해야 된다면서, 그에 정면으로 대치되는 의사결정을 국책은행의 이윤 추구를 위해 자행하는 작금의 현실에 통탄스러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 기업은행은 전국 지자체 중 수원시금고 1곳만 맡고 있다. 수원시의 경우 지역 중소기업이 많아 기업은행이 50년 넘게 독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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