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고객 모셔라"…퇴직연금 머니무브 앞두고 분주한 증권가

10월 퇴직연금 현물 이전 시행 시 '수익률' 매력 부각 개별 컨설팅·사전예약·정기구독 서비스 투심잡기 나서 

2024-08-20     박성민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오는 10월 퇴직연금 현물 이전 제도 시행을 앞두고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사진=박성민 기자)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퇴직연금 시장 '머니무브'를 앞두고 저마다 고객을 모시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394조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절반가량인 207조원은 은행에 맡긴 금액이다.

다만 운용 수익률로 따지면 증권사가 월등히 높다. 은행권의 평균 퇴직연금 수익률은 2.4%인데 반해 증권사는 7.11%에 달한다.

이에 증권사는 높은 수익률을 바탕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오는 10월 15일부터 퇴직연금 현물 이전 제도가 도입되면 고객들은 기존 퇴직연금 계좌를 그대로 다른 금융회사로 옮길 수 있다.

이전까지 고객들은 퇴직연금을 다른 금융회사로 이전하려면 보유 중인 투자 상품을 모두 매도해 현금화하거나 만기를 기다려야 했다. 이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고객들은 수익률이 낮더라도 처음 가입한 금융회사에 발이 묶여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제도 시행으로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유지한 채 타사로의 이전이 가능해지면서 고객들의 자산이 대거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때를 놓칠세라 증권사들은 고객 모시기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먼저 한국투자증권은 퇴직연금 현물 이전 제도 시행을 앞두고 오는 10월 14일까지 사전예약을 받는다. 사전예약을 신청한 개인형퇴직연금(IRP) 고객들은 5000원 상당의 CU 모바일 상품권과 경품 추첨권 1매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제도 시행일 이후 실제 현물 이전까지 완료된 고객이라면 금액별로 최대 경품 추첨권 4장도 지급된다. 이 경품 추첨권으로는 LG 휴대용 스마트TV 스탠바이미GO와 네스프레소 커피머신 버츄오플러스 등 다양한 경품을 뽑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AI가 고객에게 직접 ▲성장형 ▲성장추구형 ▲위험중립형 ▲안정추구형 ▲안정형 등 5가지 투자 유형의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고객들은 동일한 유형이더라도 가입 시점이나 매매 내역, 계좌 잔액 현황에 따라 각각의 포트폴리오가 적용돼 맞춤화된 자산관리를 받아볼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퇴직연금 개인고객 모두에게 투자전략리포트를 제공하고, 1:1 대면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퇴직연금 고객들은 세무 전문가를 통해 자세한 상담을 받아볼 수 있으며, 지점PB 관리자가 매칭되어 있는 고객은 전담PB와 전문컨설턴트가 함께 컨설팅을 지원해 준다.

NH투자증권도 퇴직연금고객 전용 상담센터인 '연금자산관리센터'를 통해 퇴직연금 고객을 가입단계부터 밀착 관리하고 있다. 아울러 퇴직연금 전용 유튜브 채널(연금백세)과 카카오톡 채널(NH투자증권 퇴직연금 친구톡)을 통해 퇴직연금 콘텐츠 정기구독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물이전 제도가 시행되면 고객들이 부담 없이 자금을 이동시킬 수 있는 여력이 발생할 것"이라며 "은행권 역시 수익률 높은 상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증권사 차원에서도 컨설팅 부문 강화나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차별화된 영업 전략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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