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삼남 김동선, 갤러리아 주식 544억 공개매수

주당 1600원에 3400만주 매수…상장 첫 분기 적자에 '책임경영' 의지

2024-08-23     정민서 기자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부사장). (사진제공=한화그룹)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부사장)이 544억원의 개인 자금을 투입해 자사주를 공개 매수한다.

한화갤러리아는 김 부사장이 이날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한화갤러리아 보통주 3400만주를 주당 1600원에 공개 매수한다고 23일 공시했다.

주당 매입 가격 1600원은 한화갤러리아의 최근 1개월 종가 평균 1190원 대비 약 34%, 전날 종가인 1303원보다 약 23% 할증된 가격이다. 최근 3년 이내 국내 증시에서 이뤄진 공개매수 사례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프리미엄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사장이 공개 매수하는 주식 3400만주는 전체 보통주의 17.5%에 해당한다. 공개 매수에 성공하면 김 부사장의 보유 지분은 기존 2.3%에서 19.8%로 늘어난다.

현재 한화갤러리아 1대 주주는 ㈜한화(36.31%), 2대 주주는 김동선 부사장(2.32%), 3대 주주는 한화솔루션(1.39%)이다.

김 부사장은 작년 3월 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에서 인적 분할돼 신규 상장된 이후부터 갤러리아 주식을 지속해 매수했다. 작년 4월 5만주를 취득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5월까지 137차례에 걸쳐 지분을 매입한 뒤 이번에 대규모 공개 매수에 나섰다.

한화갤러리아는 김 부사장이 회사가 실적 부진 등으로 위기 상황에 있다고 판단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책임 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자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운영사 에프지코리아는 지난 6월 강남점에서 국내 론칭 1주년 행사를 개최했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가운데)과 김영훈 한화갤러리아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 오민우 에프지코리아 대표(왼쪽에서 여섯 번째) 등 주요 관계자들이 케이크 커팅식을 진행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에프지코리아)

김 부사장의 이번 공개 매수는 최근 회사의 실적 부진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갤러리아는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도입 등 신사업에서 성과를 거뒀지만, 백화점 부문 매출이 감소하면서 지난 2분기 상장 이후 첫 적자를 기록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올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263억원을 거뒀으나, 4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이달 초 전략본부장에서 회사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미래비전총괄'로 승격한 김 부사장은 책임 경영을 위해 이번 공개 매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 매수 방식은 모든 주주에게 일정한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동일한 조건으로 매도 기회를 준다. 공개 매수 참여 여부는 주주들이 결정한다.

한화와 김동선 부사장, 한화솔루션 등의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은 현재 40.02%이지만, 공개 매수가 성공하면 57.5%로 높아진다. 주식 시장에서 유통되는 한화갤러리아 지분이 60%에서 42.5%로 줄어들면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고 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김영훈 한화갤러리아 대표는 "김 부사장이 자사주 공개 매수에 나선 것은 적자 전환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주주들과 함께 회사를 한층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며 "공개 매수로 주가와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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