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은 리플 CEO "美 대선 결과 상관 없다…韓 수탁시장 진출 원해"

법원 승소 후 한국 방문…국내 은행과 커스터디 협업 희망

2024-09-03     차진형 기자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CEO가 리플의 사업 현황과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리플)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미국 법원 판결은 가상자산 업계의 승리다."

6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승소 소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리플(XRP)은 2020년부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긴 소송전을 치렀다. 발단은 SEC가 증권 성격을 갖고 있음에도 증권법에 따른 공모 절차를 거치지 않아 불법 증권에 해당한다고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에 뉴욕남부지방법원은 지난 8월초 SEC가 제기한 과징금 및 민사상 벌금 20억달러에서 1억2500만달러로 대폭 낮춘 과징금 부과로 판결을 내려 사실상 리플의 손을 들어줬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는 3일 간담회에서 "XRP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제외하면 규제 명확성을 지닌 유일한 디지털 자산이라는 점을 법원이 명확히 해준 것"이라며 "SEC가 구형한 벌금 20억달러보다 94% 감액됐다"고 강조했다.

법적리스크는 해소됐지만,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가상자산 규제도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높다.

이에 브래드 갈링하우스 CEO는 "공화당이 조금 더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것은 맞지만, 민주당도 더 많은 투자가 일어날 수 있는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며 "어느 곳이 집권해도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이 향후 미래를 이끌어갈 기술인 만큼 초당적 접근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대부분의 민주당원이 게리 겐슬러 현 SEC 위원장을 SEC 리더로서 지지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오른 시간 워싱턴에서 양당의 주요 리더를 만났는데 민주당 고위 임원도 가상자산에 대한 SEC의 전쟁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플은 한국 시장에서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진출 분야는 '커스터디(수탁)' 시장이다.

모니카 롱 리플 사장은 "한국에서 커스터디 사업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 은행과 협업하고 싶다"며 "과거 신한, 하나은행과 협업을 했지만 그동안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의 가상자산 규제가 명확해지고 있는 만큼 기회가 더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리플은 글로벌 암호화폐 커스터디 시장 규모가 2030년 약 10조달러(약 1경385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양한 자산이 토큰화될 경우 규제에 부합하고 이를 보관할 수 있는 시스템도 더 필요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CEO도 "국민연금도 총 운용자산의 약 2%를 가상자산 기업에 투자할 만큼 공공분야에서도 커스터디 시장에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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