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영풍, CEO 구속·적자…석포제련소부터 살려야" 비판

환경오염과 중대재해로 대표 2명 모두 구속 기소 공장 가동률 50%대 추락…경영 악화로 인력 감축

2024-09-23     정현준 기자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이 창립기념일(8월 1일)을 하루 앞둔 지난 7월 31일 울산에서 열린 고려아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고려아연)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고려아연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선언한 영풍에 "대표이사가 구속되고 경영 실적 악화를 기록한다며 석포제련소부터 살려야 한다"고 비꼬았다. 석포제련소에서 지속적인 환경오염과 중대재해가 발생과 더불어 고려아연의 경영 정상화를 주장하기 전에 당사의 경영 시스템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23일 의견문을 통해 "영풍 석포제련소의 경우 ▲대표이사 구속 ▲제련소 조업정지 소송 ▲공장 가동률 50%대 추락 ▲오너 일가의 무책임 경영 등 종합 부실 제련소로 악명을 얻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며 "이런 와중에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빼앗아 또다시 국가 기간산업의 중요한 한 축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경상북도 봉화군에 있는 석포제련소는 최근 10년간 55회에 걸쳐 76건의 환경 법령위반 사항 적발과 25건의 고발 조치를 당했다. 아울러 지난 20여 년간 14명이 사망하면서 사회적인 지탄을 받기도 했다. 

박영민·배상윤 영풍 대표이사가 환경오염과 중대재해로 모두 구속됐고, 석포제련소는 폐수 유출 관련 조업정지 60일 처분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법원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해당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영풍 측은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법조계에서는 뒤집히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려아연은 "영풍의 이런 부실 경영은 대주주 장 씨 일가가 만든 무책임한 경영 시스템 때문"이라며 "지난 10년간 줄곧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 왔지만, 이들이 결국 줄줄이 법정에 서게 되면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전 장형진 고문이 대표에서 사임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일각에서는 당시 영풍 석포제련소의 광범위한 환경오염 실태가 드러나면서 국정감사에 불려 나가기 시작하자 오너 일가가 일선에서 물러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부실 경영을 지속하면서 적자 기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해 영풍은 1년간 1698억원의 영업손실을 봤고,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말 기준 80%에서 2분기 말 58.4%로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뿐만 아니라 영풍이 최근의 경영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경영진을 교체하는 것은 물론, 근로자들에게도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영풍의 직원은 지난해 말 739명에서 올해 상반기 말 691명으로 줄어들었다. 

고려아연은 "이번 적대적 M&A를 선언하는 과정에서 장형진 영풍 고문이 석포제련소와 주식회사 영풍의 실질적인 지배자라는 점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장형진 고문과 장씨 일가가 모두 주식회사 영풍과 석포제련소가 처한 중대재해 및 경영악화 문제에 대해 책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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