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정부에 '국가 핵심기술' 지정 신청…경영권 분쟁 새 국면 맞나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영풍·MBK파트너스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이 정부에 자사의 기술을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24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에 국가 판정신청서를 제출했다고 25일 공식 밝혔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대상 기술은 이차전지 소재 전구체 관련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 기술이다. 해당 기술은 자회사인 켐코와 고려아연이 공동으로 가지고 있으며, 고려아연이 대표로 신청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국가 핵심기술 판정과 관련해 전문위원회 개최를 비롯해 표준절차를 진행하는 등 내부 검토를 완료한 뒤 판정을 내릴 예정이다. 

고려아연이 국가 핵심기술 보유 기업으로 지정되면 경제 안보상의 이유로 정부 승인이 있어야 해외 기업에 인수될 수 있다. 이는 고려아연이 재매각을 통한 이익 실현을 추구하는 MBK의 출구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한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을 뒷받침하는 국가 핵심기간 기업을 지켜야 한다는 명분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은 24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MBK파트너스 같은 투기 세력이 고려아연을 차지한다면 우리의 핵심 기술은 순식간에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고 대한민국의 산업 경쟁력은 무너질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산업의 핵심 기업으로서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MBK는 전날 고려아연의 기자회견에 앞서 고려아연을 중국에 매각하는 일 없다고 단언했다.

MBK는 입장문을 통해 “핵심 기술이 유출되고 심지어 인수 후에는 중국에 매각될 것 같이 말하고 있다”며 “이는 근거 없는 억측이며 현실성 없는 주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