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도 책무구조도 도입 서두른다…내부통제 컨설팅 분주
외주업체 선정하고 프로젝트 별도팀 구성해 금감원, 증권업계 관계자 대상 워크숍 진행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내년 1월부터 내부통제 문제로 발생하는 금융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책무구조도'가 본격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증권사들도 선제적인 대비에 나섰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내부통제체계 고도화방안 마련을 위한 컨설팅 입찰 공고를 냈다.
이번 컨설팅은 내년부터 시행될 책무구조도 도입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은 수백억원대 횡령과 부당대출 등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금융사 임원 중 누가 책임을 질지 명확히 특정함으로써 전반적인 내부통제를 강화하라는 숙제를 내줬다. 금융지주와 은행들의 책무구조도 제출 기한은 내년 1월 2일까지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증권사는 내년 7월까지 유예 기간이 적용돼 비교적 기한에 여유가 있다. 중소형 증권사도 오는 2026년 7월까지만 책무구조도를 제출하면 된다.
다만, IBK투자증권은 모회사인 기업은행과 시행 시기를 맞추기 위해 서둘러 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IBK투자증권은 오는 27일까지 제안요청서를 나눈 후 다음 달 중순쯤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개정 지배구조법 시행에 따라 책무구조도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마련하기 위함"이라며 "바람직한 내부통제 관행이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입을 노리는 증권사들도 리스크관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자기자본과 재무건전성은 요건에 충족한 만큼 초대형IB 진입에 걸림돌로 지적받는 내부통제시스템을 강화하겠단 의지다.
하나증권은 지주사인 하나금융지주 차원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책무구조도 등 지배구조법 개정 대응을 위한 프로젝트'에 착수하고 별도 TF팀을 운영하고 있다.
라덕연 및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태 여파로 초대형 IB 입성에 실패한 키움증권도 올 초 조직 개편을 통해 리스크관리TF를 팀으로 승격시켜 '리테일Biz분석팀'을 만들었다. 아울러 감사기획팀과 그룹위험관리팀도 신설했다.
내부통제 관리 부실 문제로 홍역을 치러온 메리츠증권은 올해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했으며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했다.
금융감독원도 오는 27일 증권사를 대상으로 한 내부통제 워크숍을 진행하며 사전 준비를 주문할 예정이다. 워크숍 참여 대상은 증권사 준법감시 및 감사 담당 임직원으로 이복현 원장이 직접 내부통제 중요성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책무구조도는 횡령, 불완전판매 등 잇달아 발생하는 금융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금융회사 대표이사와 임원에게 내부통제 관련 구체적 책무를 지정해 문서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업무에 대한 최종 책임자는 금융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을 진다. 증권업계는 그동안 크고 작은 금융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어 업계 자정 노력이 이뤄질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