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금통위 열려…한은 기준금리 인하 시작될까
인하시점 의견 갈려… "10월 가능" vs "금융안정 확인한 11월"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오는 11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논의할 예정이다. 올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는 10월과 11월 두 번 남았다. 시장은 연내 1차례의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나, 시점을 두고는 의견이 갈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가 인하를 시작했고, 국내 물가도 안정적인 만큼 내수 활성화를 위해 10월에 낮출 것이라는 의견과 가계대출 증가세 등 금융안정을 더 살핀 뒤 결정할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연 3.50%다. 작년 1월 3.25%에서 3.50%로 인상된 뒤 2월부터 올해 8월까지 연속된 13번의 회의에서 모두 동결됐다. 최장기간 동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하 여건은 무르익었다.
앞서 지난달 19일 미 연준은 연 5.25~5.50%인 정책금리를 4.75~5.0%로 0.50%포인트 인하했다. 2020년 3월 이후 4년 6개월 만에 연준이 금리를 낮추면서 한미간 금리 역전폭도 상단에서 2.0%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축소됐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작된 가운데 한은의 정책목표인 물가도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4월부터 8월까지 2%대에서 움직이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월 1.6%로 둔화됐다. 이는 2021년 2월(1.4%) 이후 4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장기간 폭염으로 인해 채소류 물가가 상승으로 전환됐으나,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전년의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석유류가 상승폭이 축소하면서 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여기에 더해 소비 등 내수 부진 탈출을 위한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강한 상태지만, 집값 상승에 따른 가계대출 증가세 등 금융불안정 심화는 금리 인하를 늦추는 요인이다.
8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9조3000억원 늘어난 가운데 9월에도 증가세가 계속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은 9월 중 5조6000억원 늘었다. 8월보다는 양호하나 우려할 만한 증가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금융안정 여건을 고려해도 10월 인하가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며 "가계대출 증가 등에 따른 금융안정 측면은 거시건전성 정책 측면에서 대응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경기와 물가 대응을 위한 통화 완화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8월에는 7월보다 다소 비둘기 성향이 강화됐던 점을 고려하면 한은은 인하를 위한 포석을 마련해왔다. 8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만장일치 동결했지만, 향후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위원은 2명에서 4명으로 증가했다"며 "과거 소수의견 등장 이후 금리 인하가 단행되는 패턴을 가져왔지만, 포워드 가이던스를 이용한다는 과거와의 차이점을 고려하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의견 등은 충분히 소수의견에 준하는 수준이었다"고 판단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수석연구위원도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것"이라며 "한은의 금리인하 포워드 가이던스 강화로 금통위 내 통화정책 컨센서스가 인하로 이동하고 있고 대외 통화정책, 환율 등도 인하에 우호적인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불균형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시행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인하 결정에 걸림돌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11월 인하 가능성도 마냥 배제하기는 어렵다. 김완중 하나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연준의 빅컷 이후 한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증대되고 있으나, 인하할 결심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금융안정 정책의 효과가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확인 과정이 필요한 점을 고려할 때 금통위의 10월 '매파적 인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10월 금통위에서 한은의 선택지는 0.25%포인트 인하 또는 매우 비둘기파적인 동결 밖에 없을 것 같다"며 "국내 경기 하방리스크 확대까지 고려하면 10월 인하가 무리는 아닐 것 같지만, 최근까지도 계속 표명되고 있는 부동산 가격상승에 대한 한은의 높은 민감도를 고려할 때 당장 인하 결정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