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노사, 임단협 두고 진통…노조 파업 찬반투표중
충남지부, 지난 10일 노동위 조정 신청…오는 16일 투표 가결 시 파업권 확보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현대제철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과정에서 진통을 겪는 가운데, 노조가 파업권 확보를 위해 조합원 대상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는 지난 10일 본교섭이 결렬되자 쟁의권 확보를 위해 충남 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냈다.
이후 노조는 오는 16일까지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충남 지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과반이 찬성하면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앞서 노사는 지난달 12일 사측과 상견례를 시작으로 총 12차례에 걸친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조정 절차를 밟기로 했다.
노조는 올해 기본금 15만9800원(호봉 승급분 제외) 인상과 차량 지원금 할인 개선 등을 골자로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제시했다. 이는 지난 7월 사측과 임단협을 타결한 현대차 노조와 같은 수준이다.
해당 안에는 ▲개별기본급(78.5%→85%) 인상▲평생사원증 제도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평생사원증 제도는 장기근속 퇴직자가 신차를 구매할 경우 할인을 제공하는 제도다. 앞서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기아의 경우 2차 임단협 합의안에서 평생사원증 복원 내용이 담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노조의 요구를 전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중국발 공급 과잉과 건설·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인한 수요 축소로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해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모습이다. 노조는 지난 3월 지난해 임단협 과정에서도 48시간 총파업을 예고한 바 있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5조9148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983억원으로 50.6% 줄어들어 반토막이 났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은 558억원, 9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3.3%, 78.9% 감소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취합한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7.3% 감소한 5조8252억원, 영업이익은 51.1% 줄어든 1117억원으로 예상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노조가 파업권 확보를 위해 조합원에게 물어보는 것으로 노사 협상의 한 프로세스"라며 "파업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