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은둔 해법 찾기④] "탈은둔 청소년 재고립 가능성 높아…사회적 인식 개선돼야"

조린 여성가족부 학교밖청소년지원과 과장 인터뷰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청소년 맞춤 지원...다양한 홍보로 '인식 개선'

2024-10-23     김다혜 기자
조린 여성가족부 학교밖청소년지원팀 과장. (사진제공=여성가족부)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국가의 책임있는 조치와 고립은둔 청소년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청소년기에 겪는 고립과 은둔은 이른바 '중2병'으로 불리는 사춘기 시기와 맞물려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로 잘못 인식할 수 있다. 하지만 성장시기에 겪는 고립은둔은 재고립의 가능성이 높고, 장기화될 수 있는 만큼 선제적인 예방과 개선이 중요하다. 

뉴스웍스는 조린 여성가족부 학교밖청소년지원과 과장을 만나 국내 고립·은둔 청소년들을 돕기 위해 여성가족부가 진행하고 있는 정책 현황과 향후 방향성에 대해 물었다.

-청소년 고립은둔 문제가 심각하다.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은.

"우선 우리사회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고립은둔이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라는 것을 인식을 하게 됐다. 사회적 관심이 커진 만큼 올해 3월부터 고립은둔 청소년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이하 꿈드림센터)'에서 고립은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발굴부터 사후관리까지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직접적인 지원 외에도 고립은둔 청소년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이 아직 남아 있는 만큼 인식개선을 위한 홍보에도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춘기와 고립은둔이 맞물려 고립은둔을 진단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고 이 때문에 상담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기의 고립은둔이 반복되고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조기에 고립은둔 예방과 상담을 진행하기 위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 회원사를 비롯해 배달의 민족, 카카오 등 청소년들에게 접근성이 높은 민간 기업들과 협력해 여성가족부의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정책을 알리고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최근에는 여성가족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고립은둔 청소년들의 어려움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은 2편의 인식개선 홍보영상을 제작해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지지와 응원의 댓글이 달려 우리사회 안에서 고립은둔 청소년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것을 체감했다"

-'꿈드림센터'는 어떤 곳인가.

"꿈드림센터에서는 지원대상이 되는 고립은둔 청소년을 발굴하는 것부터 고립은둔에서 벗어난 이후 사후관리까지 단계별로 지원하고 있다. 지역사회 내 학교, 지자체, 청소년 유관 시설 등과 연계하거나 사업 홍보를 통해 고립은둔 청소년들을 발굴하고 직접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고립은둔 청소년들을 찾아가 지원하고 있다.

발굴된 고립은둔 청소년들은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에서 개발한 '은둔청소년스크리닝 척도'를 통해 구체적인 고립은둔 상태나 수준을 진단한다. 진단 이후 꿈드림센터에 배치된 35명의 상담사를 통해 맞춤형 상담을 진행한다.

상담을 통해 불규칙한 생활패턴부터 부족했던 학업을 채우기 위한 강의와 검정고시 지원 등이 이뤄진다. 이러한 지원 과정을 거쳐서 완전히 고립은둔에서 벗어났다고 해도 이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재고립을 겪지 않도록 사후관리를 진행한다.

특히, 전문 상담사들이 고립은둔 청소년들을 가정을 방문해 일대일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첫 방문에는 부모와 이야기하는 정도로 마음의 문을 닫은 고립은둔 청소년에게 다가간다. 이후 점차 방문 빈도를 높여 상담을 진행하고, 고립은둔 청소년과 유대감을 형성한다. 각각의 고립은둔 청소년이 바라는 것들이 다른 상황이다. 한 전문 상담사는 아침 이른 시간 고립은둔 청소년과 함께 직접 조깅을 뛰면서 고립은둔 청소년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꿈드림센터'를 통해 사업을 시작한 지 반년이 지났다.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9월 말을 기준으로 약 6개월 동안 270명의 고립은둔 청소년을 발굴해 사례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전문 상담사 1명이 약 7~8명의 고립은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사례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시범사업은 아직 일부 지역에 한정된 상황이라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전국 어디에서나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올해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내년에는 올해의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좀 더 체계적이고 구체화 된 틀을 만들고 지원할 계획이다."

-앞으로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 대책은.

"생각보다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장기화된 고립은둔을 겪는 청소년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청소년들이 고립은둔을 겪는 데는 여러 가지 여건들이 맞물려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폭력이나 가정사 등의 사회적 영향으로 고립과 은둔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의 특성상 혼자 있는 것을 편하고 안전하다고 느끼면서 고립은둔에 대한 문제의식마저 사라지면서 고립은둔이 장기화 된다. 이러한 고립은둔 청소년들이 각자의 방이 아닌 사회에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국가의 책임 있는 조치와 고립은둔 청소년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앞으로 이들이 사회에 한발 더 나설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치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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