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책무구조도 도입…"디지털·시스템화 필요"

"책무구조도, 개별 임원의 모듈화·내부통제 체계 유기적 연결할 것" "AI 도입 통한 내부통제 디지털화·전산화 중요…인프라 구축 관건"

2024-11-07     김다혜 기자
지난 6일 서울 용산 아모레홀에서 삼일 PwC가 '책무구조도 제도 시행에 따른 선제적 금융사고 예방과 대응'을 주제로 진행한 세미나 참여한 전문가들이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다혜 기자)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금융사고는 반복되고, 대형화되고, 지능화되고, 장기화된다"

박현출 pwC컨설팅 파트너는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책무구조 제도 시행에 따른 선제적 금융사고 예방과 대응'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하며, 향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내부통제에 대해 설명했다.  

박 파트너는 "금융사고가 단 한번만 발생하는 사례는 없다"며 "책무구조 시행 이후 내부통제의 변화로 개별 임원의 모듈화와 전사 통합적 내부통제 체계가 유기적으로 연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경된 지배구조 법상에서는 책무구조도를 도입해 구체적인 책무를 정의하고 책무에 따른 임원 또는 대표이사의 책임자에게 내부 통제 관리 의무를 부여했다"며 "사실상 법적으로 강제화된 것으로 책무를 위임할 수 없어 아무리 '나는 몰랐다'고 얘기해도 책임을 피해 갈 수 없는 구조가 책무 구조도의 큰 변화"라고 강조했다.

박 파트너는 "은행과 지주사는 AI나 또는 디지털화를 통한 내부통제 강화를 고민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기관들은 많은 인력을 통해서 내부통제를 강화할 수 없기 때문에 내부통제의 디지털 전산화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금융사고 관리체계 변화를 주제로 발표를 이어간 김성진 삼일PwC 파트너는 "현재 내부통제 문제점은 규정이 미비하거나 구체적인 절차가 부족해 최근 법규 개정 사항들이 업데이트가 안 되거나 규정과 시스템이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며 "이런 부분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체계화되고 현행화되고 구체화된 시스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 서울 용산 아모레홀에서 삼일 PwC가 '책무구조도 제도 시행에 따른 선제적 금융사고 예방과 대응'을 주제로 진행된 세미나에서 박현출 PwC컨설팅 파트너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다혜 기자)

김 파트너는 "중요하게 생각되는 부분들은 위험 평가 연계 부분과 종합적인 관점이 필요한 것"이라며 "지배구조법 시행령에도 나왔지만 대표에게 잠재적인 위험 요인 및 취약 분야를 식별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만큼 위험을 식별하고 분석하고 평가하고 업데이트하는 과정이 기준을 마련할 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업종은 은행, 증권, 보험, 캐피탈의 비즈니스 구조가 다 다르다"며 "회사 규모에 따라서도 비즈니스 영역과 위험이 다르기 때문에 내부 통제를 효과적으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위험 평가 부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장은 "내부통제와 관련한 전문 인력을 갖춘다는 것은 상당한 시일이 요구되는 일"이라며 "이런 어려움을 데이터 기술로 커버할 수 있는 부분들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적으로 ▲자금 세탁 방지 ▲이상거래 탐지 ▲내부 규정 위반 등 고객 정보 유출 모니터링하고, ▲고객 신원 확인 ▲금융 상품 검증 ▲불완전 판매에 대한 탐지 ▲횡령 방지 등의 업무를 렉텍(RegTech·규제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디지털, 데이터분석 기법 등의 정보기술을 활용하는 기법)으로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세션에서는 책무구조도 도입에 따른 국내 금융기관의 내부통제 변화방향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윤여현 삼일PwC 파트너는 "책무구조도가 영국에서 만들어져 국내 업무 환경과는 다른 면이 많아 실제 도입되면 믹스매치가 예상된다"며 "내부통제 관리 의무에 있어서는 인프라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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