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시동 건 금융지주…연말까지 대규모 자사주 매입

주주환원율 목표 50% 달성…배당보다 주당 가치 높이는 전략 먼저

2024-11-12     차진형 기자
4대 금융지주. (사진=박성민 기자)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주요 금융지주가 기업밸류업을 발표하면서 자사주 매입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 신한금융지주만 행동에 옮겼을 뿐 타 금융지주는 눈치만 보고 있다.

금융지주는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는 방식으로 주식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발행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겠단 것인데 주주환원 목표를 맞추기 위해선 내년에도 조 단위 규모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총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연내 2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이 예정돼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29일부터 매입을 시작, 현재까지 990억원을 투입해 180만주 매입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1500억원 내외의 물량이 남아있지만, 연내 충분히 매입 계획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연내 1000억원의 추가 자사주 매입을 밝혔다. 앞서 2분기에 결의한 4000억원의 자사주 취득이 11월초 완료된 것으로 전해져 추가 자사주 매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 역시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 하나금융은 3분기까지 3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해 올해만 45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다.

대형 금융지주가 자사주 매입·소각에 적극적인 이유는 주주환원 때문이다. 밸류업 공시를 하면서 총 주주환원율 목표치로 50% 이상을 내걸었다.

먼저 KB금융은 PBR 1배 도달 시까지 연평균 1000만주 이상 자사주 매입 계획을,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도 PBR 0.8~1배를 목표로 자사주를 계속 매입할 뜻을 밝혔다.

이에 4개 금융지주는 내년에도 총 3조500억원 수준의 자금을 투입해 자사주를 사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밸류업 공시를 감안하면 KB금융은 내년 상반기 약 8000억원, 하반기 3500억원 수준의 자사주를 매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신한금융은 분기별 2500억원, 하나금융은 상반기 3500억원과 하반기 3000억원, 우리금융은 상반기 2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지주가 자사주 매입·소각에만 집중할 경우 주주에게 돌려줄 배당금은 줄어들 수 있다.

밸류업 공시대로 주주환원율을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와 CET1 비율 유지가 필수다.

현재 실적 추이를 봤을 때 배당가능이익에는 문제가 없지만, 주주환원 목표를 맞추기 위해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면 배당재원이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속적인 주주환원 확대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RWA의 중요성이 이전보다 높아졌다. RWA 증가율이 낮을수록 CET1 비율은 크게 개선돼 주주환원 여력이 확대된다"고 말했다.

현재 CET 비율 목표치인 13%를 넘는 금융지주는 KB, 신한, 하나금융이다. KB금융이 13.85%, 신한금융 13.13%, 하나금융 13.17% 등이다. 우리금융은 12%로 2025년 12.5%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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