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가계대출 단속에…카드사, 수익 다각화 '비상'

가계대출 '풍선효과' 2금융 전월대비 2조7000억원↑ 금융당국, 대출 목표치·신용카드 특별한도 축소 요구

2024-11-12     김다혜 기자
서울 시내 한 거리에 신용카드 대출 광고물이 붙어있다. (사진=김다혜 기자)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금융당국이 2금융권을 향한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카드론 확대로 실적을 끌어올린 카드사들의 수익성에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카드사, 캐피털사 등 2금융권에 올해 남은 두달 동안 대출 목표치를 제출받고 가계대출 규제에 착수했다. 또 신차 구매 시 연 소득을 고려해 신용카드 특별한도를 축소하는 등의 규제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10월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2조7000억원 증가해 3000억원 늘었던 지난 9월 대비 증가 폭을 크게 키웠다. 지난 9월부터 금융당국이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은행들이 대출판매를 축소하자 대출길이 막힌 금융소비자들의 발길이 2금융권으로 쏠린 것이다.

업권 별로는 상호금융권과 여전사가 각각 전월대비 9000억원 늘어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보험업권이 5000억원, 저축은행업권이 4000억원 늘었다.

2금융권의 가계대출 수요가 급증하면서 금감원은 이달과 다음 달 카드사와 캐피털사, 저축은행 등을 대상으로 신용대출 규모가 적정선에서 이뤄지고 있는지 대출 목표치 제출을 요구했다.

여기에 차량 차량 구입 시 한시적으로 카드 한도를 올려주는 신용카드 특별한도를 '가계대출 사각지대'로 지적하며 과도한 특별한도 허용치 축소도 요청했다.

지난달 진행된 국회 국정감사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용카드 자동차 할부는 DSR 규제를 회피하고, 대출 기록에 등재되지 않아 사실상 가계부채 부담을 늘리고 있다"며 "카드사가 대출기간 동안 이자 성격의 수수료를 수취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사진=픽사베이)

현재 국내 자동차 판매 시장에서 신용카드 결제 비중은 절반을 넘는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와 여신금융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판매 전체 실적 78조5000억원 중 신용카드로 결제된 금액은 총 41조2000억원으로 전체의 52.5%에 달한다.

자동차 할부결제 등을 포함한 할부결제 수수료 수익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8개 카드사(우리·KB·롯데·BC·삼성·신한·하나·현대)의 지난해 할부결제 수수료 수익은 3조1734억원으로 집계 이래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역시 상반기에만 1조7037억원을 기록하며 최대치를 갱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신용카드 할부 조이기를 예고하면서 지난 3분기 카드대출 부문 확대로 수익을 확보해 왔던 카드사들이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의 대출 부문과 자동차 구매 시 이용되는 할부금융으로 만회해 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를 포함한 2금융권의 가계대출 규모가 급증해 할부금융 특별한도 축소 등 대출을 줄이는 방안들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체율 및 조달비용 관리 등 카드사의 업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축소안이 시행된다면 수익성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