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행진 멈춘 '머스크형' 테슬라…'트럼프 랠리' 끝났나

트럼프 승리 후 38% '폭등'…간밤 차익 실현 매물 쏟아져 서학개미 보관액 역대 최고…"시총 대비 아쉬운 수익성" 지적도

2024-11-13     박성민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출처=머스크 SNS)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트럼프 랠리가 끝난 것일까.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 소식에 연일 치솟던 테슬라의 주가가 상승 행진을 멈췄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전날보다 21.51달러(6.15%) 내린 328.49달러에 마감하며 6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앞서 테슬라의 주가는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지난 5일 이후 전날까지 5거래일 동안 38.34% 급등했다. 8071억달러 수준이었던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1조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그러나 트럼프의 백악관 재입성 소식으로 폭발한 '트럼프 랠리'가 단기 과열에 이르렀다는 평가 속에 간밤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선거운동을 벌여왔다. 그는 공화당 대선과 상·하원의원 후보를 위해 약 1억3200만달러(약 1840억원)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대선 승리 연설을 통해 "머스크의 스타십이 성공을 거둔 모습은 너무 대단했다"며 "그는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투자자들은 머스크가 '트럼프 2기' 출범 전 내각 인선에 강한 입김을 행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머스크가 정부 출범 후에도 어떤 직책이든 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줄 만한 보직을 맡아 테슬라 성장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기대 중이다. 이날 트럼프는 머스크를 정부 효율성 위원회장에 임명하기도 했다. 

서학개미들의 이 같은 기대는 수치로도 잘 드러났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 보관액은 179억592만달러(약 25조 1614억원)로 해외주식 보관금액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 초 대비 수익률 역시 40%를 상회한다. 

특히 테슬라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은 지난 8일과 11일 양일간 테슬라 주식을 1억6975만달러, 테슬라 2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TSLL'을 1억3295만달러 순매도했다. 두 종목의 순매도 결제액 합은 약 3억달러로, 원·달러환율로 환산하면 약 4200억원 수준을 벌어들였다. 

테슬라가 '위, 로봇' 행사에서 공개한 로보택시 '사이버캡' 시제품. (출처=테슬라 홈페이지) 

다만 증권가에서는 테슬라의 수익성이 시가총액에 비해 아쉬운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시총이 1조달러를 넘어서는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주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며 "그러나 테슬라의 12개월 선행 자기자본이익률(ROE)은 M7(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엔비디아·아마존·메타·테슬라) 기업 중 가장 낮은 11.2%"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도 가장 높았던 2022년(19.2%)보다 10% 감소한 9.2%를 기록했다"며 "이는 M7 종목인 엔비디아(54.1%), 마이크로소프트(44.6%), 애플(31.5%) 대비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 연구원은 테슬라의 아쉬운 주주환원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애플은 지난 12개월 기준 1100억달러(약 154조 858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주주환원으로 사용했지만, 테슬라의 경우 단 한 건도 시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연구원은 "테슬라는 가성비 모델 출시, 로보택시 등 직접적인 수익에 영향을 줄 만한 요인들을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재무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시총 1조달러를 설명하기에는 수익성이 저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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