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페루 방산 협력 강화에…K-방산, 중남미 진출 본격화

육·해·공 전방위 성과…K2 전차·KF-21 부품·잠수함 개발 등 MOU

2024-11-19     정민서 기자
이용배(앞줄 왼쪽) 현대로템 사장과 호르헤 자파타(앞줄 오른쪽) 페루 조병창 대표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대통령궁에서 '지상장비 협력 총괄협약서'에 서명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 리마에서 한국과 페루 간 다양한 방산 협력이 강화됐다. 이를 계기로 국내 방산업체들의 중남미 수출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1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과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페루 육군 조병창과 K2 전차 및 차륜형 장갑차 등 지상무기에 대한 총괄협약을 체결했다.

총괄협약은 페루 군 당국의 무기체계 획득 절차에서 개별 실행계약에 앞서 하는 절차로, 지상무기 공급 사업의 총물량과 사업 규모를 결정하고자 체결됐다. 이후 실행계약에는 각각의 납기와 상세 사양, 교육훈련, 유지보수 조건 등 세부 사항이 명기될 예정이다.

현대로템은 지난 5월 페루 조병창이 발주한 차륜형 장갑차 공급 사업을 수주해 중남미 시장에 최초로 진출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현대로템과 페루 조병창은 K2 전차와 차륜형 장갑차, 계열 차량 수출 계약이 성사될 수 있도록 공고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KF-21 시제 6호기. (사진제공=KAI)

같은 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한·페 정상회담과 연계한 협약식에서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페루 국영 항공 전문 기업인 세만(SEMAN)과 KF-21 부품 현지 공동생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KAI는 페루 공군의 전투기 획득 사업에 다목적 전투기 FA-50과 차세대 전투기 KF-21로 구성된 패키지를 제안해 수주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페루는 Su-25와 MiG-29 등 노후 항공기 교체를 위한 차세대 전투기 후보 기종으로 KF-21과 FA-50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12년 한국의 다목적 항공기 KT-1P 20대를 도입, 이 중 16대는 세만이 자국 항공산업 진흥을 위해 현지 조립을 맡은 바 있다.

강구영 KAI 사장은 "페루가 KF-21과 FA-50까지 도입하게 될 경우, KAI의 주력 고정익 라인업이 완성되는 첫 수출국이 된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페루를 생산기지로 거점화해 전투기 교체가 시급한 중남미 국가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이 지난 4월 해군에 인도한 신채호함의 시운전 모습. (사진제공=방위사업청)

HD현대 역시 이날 페루 국영 시마(SIMA)조선소와 '잠수함 공동 개발을 통한 페루 산업 발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 4월 시마조선소와 총 6406억원 규모의 함정 4척 현지 건조 공동생산 계약을 맺은 바 있는 HD현대중공업은 이번 MOU를 통해 페루 해군 맞춤형 잠수함을 개발하고 현지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HD현대중공업은 향후 시마조선소 현대화와 페루 조선 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등 페루 정부·해군과의 협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면서 후속 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는 "중남미에 생산 거점이 될 페루의 함정 사업을 확대하고 양국 간 방산 협력을 이어나가 K-방산의 위상을 높이고 국익 창출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체결식에 참석한 양국 정상은 양국 우호 협력 강화의 의미를 담아 HD현대중공업과 시마조선소가 공동 건조 중인 함정에 설치할 명판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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