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합병 여정 마무리…'통합 대한항공' 남은 과제는

마일리지 통합·인력 재편·통합 LCC 등 해결해야

2024-11-30     정민서 기자
대한항공 B787-10. (사진제공=대한항공)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절차가 유럽 집행위원회(EC) 최종 승인으로 4년여 만에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합병으로 세계 10위권의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게 됐지만 '통합 대한항공'을 위한 과제는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이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양사 합병을 위해 ▲마일리지 통합 ▲인력 재편 ▲양사 산하의 저비용 항공사(LCC) 통합 등이 주요 해결 과제로 꼽힌다.

우선 공정거래위원회 시정 조치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양사 마일리지 통합 방안을 제출하고 승인받아야 한다. 대한항공이 다음 달 20일까지 최종 거래 절차를 종결할 계획인 만큼, 늦어도 내년 6월까지 마일리지 통합 방안이 나와야 하는 셈이다.

통합 마일리지가 적용되는 시점은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완전히 인수된 시점을 기준으로 2년 뒤부터다. 그전에는 아시아나항공이 독립법인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기존과 같이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항공기와 대한항공 항공기가 김포공항 계류장에서 대기 중이다. (사진=정민서 기자)

아직 마일리지 전환율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통상적으로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가치가 아시아나항공보다 최대 1.5배가량 더 높게 평가받는 만큼 업계에선 1대 1 통합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통합 전 2년 동안 각 사가 독립적으로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운영한 뒤 통합 시점에 대한항공 스카이패스로 합칠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특히 고객들에게 있어 양사 마일리지 간 공정하고 합리적인 전환 비율 설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를 감안해 전문 컨설팅 업체와 긴밀히 협업해 전환 비율을 결정하고 공정위 등 유관 기관과도 충분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력 재편 문제도 큰 과제다. 양사 통합 과정에서 인력 감축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대한항공은 여러 차례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항공업무 특성상 항공기 운항과 밀접히 연관된 인력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업무의 성격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업량에 따라 필요한 인력도 자연스레 연동되고, 통합 후 사업량이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필요한 인력도 늘기 때문에 인력 통합 운영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간접 부문에서는 일부 중복 인력 발생이 예상되나 ▲정년 ▲자연 감소분 ▲통합에 따른 부문별 소요 인력 증원 등을 고려하면 문제없다"며 "직무 재교육 등을 통해 인력 재배치를 실시해 인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 항공기와 에어부산 항공기가 김포공항 계류장에서 대기 중이다. (사진=정민서 기자)

양사 합병에 따라 대한항공 LCC 자회사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LCC 자회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도 합병 수순을 밟게 된다. 이에 따라 LCC 업계 지각 변동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 LCC는 보유 항공기 규모나 매출 등에서 LCC 업계 선두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3사의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4785억원, 4058억원으로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을 훌쩍 뛰어넘는다.

보유 항공기 대수도 진에어 30대, 에어부산 22대, 에어서울 6대를 합친 58대로 41대를 보유한 제주항공보다 많다. 중복 노선 통폐합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로 경쟁력 제고도 기대된다. 대한항공은 통합 LCC 출범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과 계획을 LCC 3사와 협의해 수립·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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