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 "한국 계엄령 선포는 충격"…美 "중대한 우려"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심야 긴급계엄 선포에 전 세계 유력 통신망은 이런 사실에 대해 긴급 속보로 타전하면서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3일 로이터통신은 이번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 "이날 일어난 놀라운 행위는 대한민국의 역사 초기에 독재 지도자들이 자행한 바 있지만, 1980년대 이후 민주화를 이뤄낸 역사를 고려할 때 대한민국에 큰 충격파를 던졌다"고 보도했다.
CNN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현대 민주주의 역사상 한국 지도자가 내린 가장 극적인 결정 중 하나"라며 "한국의 국내 정치는 오랫동안 분열됐고, 당파적인 흐름을 보여왔지만, 민주주의 시대를 이뤄낸 이후 어떤 지도자도 계엄령을 선포한 적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은 워싱턴을 포함해 (한국) 국경을 넘어서까지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즈는 "자신의 임기를 어렵게 한 정치적 교착 상태에 대한 이례적인 대응"이라며 "한국 의원들이 계엄령 해제 요구안을 가결하면서 대통령에 도전하는 투표를 했다"고 보도했다.
NHK는 "한국의 긴급 계엄은 예산심의에 대한 야당 반발에 대한 대응"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교도통신은 "11월에 임기 절반이 지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 전후로 저조한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려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 비리 의혹이 오래전부터 제기됐고 최근에는 윤 대통령의 연루가 의심되는 정치 브로커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커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밤 11시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령을 선포했고, 이와 함께 계엄사령부의 포고령이 나오면서 비상계엄 체계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날 오전 1시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이 본회의에 상정돼 국회의원 190명 참석에 전원 찬성으로 가결되면서 계엄군은 철수했다.
한편,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은 "중대한 우려(grave concern)를 갖고 최근 한국의 상황 전개를 주시하고 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외교·안보 분야 수뇌부가 한국의 비상계엄 선포를 브리핑받았고, 지속해서 상황 평가를 보고받고 있다"고 전했다.
캠벨 부장관은 "어떤 정치적 분쟁이든 평화적으로, 법치에 부합하게 해결될 것을 전적으로 희망하고 기대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