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株, '트럼프 당선 효과' 없었다…"실적 반전·해외 수주 기대 유효"
러-우 휴전·美 국방비 축소 우려에 한 달간 17.2%↓ "당분간 주가 상승 제한될 듯…장기적 관점 접근해야"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수혜를 누릴 것처럼 보였던 방산주가 예상과 달리 부진한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증권가는 국내 방산주들의 현재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는 분석이다.
9일 하나증권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방산 5개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LIG넥스원·현대로템·한화시스템)의 합산 시가총액은 트럼프 당선 확정 이후 지난달 말까지 17.2% 하락했다.
지난달 5일 미 대통령 선거 결과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되며 국내 방산에 우호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일부 존재했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던 셈이다.
위성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러-우, 중동 임시 휴전 등의 이슈와 일론 머스크의 발언은 국내 방산의 향후 주가 흐름에 우려를 자아냈다"며 "국방 예산 축소, 현존 무기 체계 필요성에 대한 의문 등을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방산 주가는 지난 3일 기준 11월 말 대비 5.6% 상승하며 반등에 성공하는 듯 했으나, 비상계엄을 시작으로 국내 정세 혼란이 가중되자 재차 하락세를 타고 있다. 코스피가 2.9% 하락할 동안, 방산주는 10.5% 미끄러졌다.
위 연구원은 "과거 두 차례의 탄핵 사례와 비교해 볼 때 특히 이번에 방산주의 하락 폭이 크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은 그동안 국내 방산주의 상승을 이끌어 온 '수출 증가'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의 방산은 내수 중심의 산업이었으나, 현재의 방산은 수출 비중이 높아진 글로벌 산업"이라며 "하지만 이번 사태로 미국, 일본, 영국 등의 국가는 자국민에게 한국으로의 여행주의보를 발령했고, 현재 전시 중인 이스라엘까지 한국에 대해 위험한 상황이라며 방문에 대해 고려할 것을 권고한 영향"이라고 전했다.
위 연구원은 "세계의 이목이 대한민국에 집중된 현시점에서, 특히 불안함에 기반한 관심인 것을 고려할 때 무기 체계 수출 계약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방산 섹터가 그동안 해외 수주에 기초해 가파른 주가 상승해 왔던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수주 기대감 축소는 당분간 주가 상승 탄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위 연구원은 현재 시점이 방산주를 매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에도 국내 방산주가 부담스러운 가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실적 성장세인 기업, 수주 증가 가능성 높은 기업에 대한 관심 필요하다"며 "단기적 이슈보다는 장기적 목표를 가지고 접근할 때"라고 말했다. 아울러 "실적 턴어라운드 및 해외 수주 기대감 여전한 한국항공우주, 고수익성 기반으로 이익 레벨 올려가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에 대해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