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탈출' 특명 iM증권 성무용號…취임 첫 해 성적표 '암울'
3분기 누적 순손실 1160억…PF 부담 못 털어 은행 '낙하산' 논란 속 취임…증권업 경험 無 희망퇴직 과정 노조와 잡음…"내년 도약 목표"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올해 초 실적 회복이라는 임무를 받고 출항한 iM증권 성무용호가 표류하고 있다. 주요 과제로 꼽힌 부동산 프로젝트(PF) 여진을 해결하지 못했을 뿐더러 희망퇴직을 받는 과정에서 노조와의 잡음까지 발생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iM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11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98억원)과 비교해 적자 전환된 금액이다. 3분기만 놓고 봐도 실적 부진은 이어졌다. iM증권은 3분기에만 34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 역시 지난해 3분기(771억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된 수치다.
현재까지 추이로 볼 때 iM증권은 올해 연간 1500억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연간 376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지난해 1년 동안 31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실적 악화 속도가 심상찮다.
iM증권의 실적이 바닥에서 헤매고 있는 건 업계 전체에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여전히 부동산 PF 대규모 충당금 여파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iM증권 부동산 PF 관련 대손충당금은 1874억원에 달한다.
앞서 iM증권은 지난 3월 홍원식 대표의 후임으로 성무용 전 대구은행 부행장을 낙점했다. 홍 대표 재임 시절 부동산 PF '꺾기' 의혹 등 내부 잡음이 불거졌던 만큼, 황병우 DGB금융지주 회장과 가까운 인사를 택함으로써 내부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성 대표는 선임 당시부터 이른바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은행 출신인 성 대표가 단 한번도 증권가에서 근무한 이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성 대표 취임이 결정됐을 당시 하이투자증권(현 iM증권) 본사 앞에는 '검증없는 보은인사'라며 성 대표의 취임을 반대하는 노조원들의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업계에서도 성 대표가 향후 실적 개선을 이끌 '구원 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붙었다. 이에 성 대표의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취임 첫해 성적표에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현재까지 실적을 보면 DGB금융의 성 대표의 선임은 실패로 돌아간 모양새다.
위기감이 커진 iM증권은 이달 초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반전을 꾀했다. 지난해 말 기준 21개 영업점을 11개로 통폐합했고, 이 영업점들을 거점별 메가센터 모델로 전환했다.
희망퇴직도 실시했다. 이는 역피라미드형 인력 구조와 고비용 저성과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조직의 선순환과 역동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지난 10월 1차 희망퇴직 34명과 11월 추가 희망퇴직으로 총 53명이 신청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노조의 거센 반발이 있었다. 노조측은 희망퇴직과 점포 통폐합이 사측의 일방적 구조조정이라고 주장했다. 김형래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 iM증권 지부장은 "지금까지 iM증권 노사 간 희망퇴직은 자의를 전제로 하는 것이 관행이었다"며 "점포 통폐합이 함께 추진되면 비자발적인 퇴직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성 대표는 올해보다는 내년을 도약의 해로 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2025년에는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시현하고,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회사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