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사망자 179명 최종 확인…생존자 의사소통 가능
탑승자 181명 중, 승무원 2명 제외한 전원 사망
[뉴스웍스=강석호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항공기 활주로 이탈 사고를 수색한 구조 당국은 사망자 179명, 구조 2명을 최종 확인했다.
이로써 사고 발생 약 11시간 만에 사망 탑승객 전원이 수습됐다.
이번 사고는 국내 항공기 사고 중 역대 3번째로 많은 인명 피해를 낳았다. 여객기에 탑승한 총 181명(승객 175명, 승무원 6명) 중 승무원 2명을 제외한 전원이 사망했다.
현재 사망자들의 신원 확인이 진행되고 있다. 오후 9시 기준 신원이 확인된 탑승객은 65명에 불과하다. 특히 미성년자들의 경우 지문이 등록되어 있지 않아, 사고 당국은 유가족들을 대상으로 DNA 채취를 시작했다.
구조된 2명은 각각 서울이대병원과 목동중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다. 주웅 서울이대병원장은 "이송된 환자는 현재 의사소통이 가능한 정도의 상태"라며 "자세한 대화는 나누지 않고 상태 확인만 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 생존자는 "깨어나 보니 구조되어 있었다"고 심경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착륙 중 사고가 난 제주항공 7C 2216편 여객기에는 팔순 잔치를 위한 일가족 9명이 탑승하는 등, 연말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태국 방콕으로 여행을 간 탑승객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승객 명단에는 2021년생 등, 채 열 살도 안 된 승객도 5명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최연소 탑승객은 2021년생 3세 남아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연장자는 78세(1946년생) 남성이었다. 50대가 40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39명, 40대가 32명으로 그 뒤를 따랐다. 승객 175명의 성별은 남성이 82명, 여성이 93명이었다.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는 무안공항에서 랜딩기어가 동작하지 않은 채 동체 착륙을 시도했고, 속도를 멈추지 못하면서 활주로 외부 벽과 충돌해 화재로 이어졌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향후 면밀한 조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수습 초기 발표에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를 이번 참사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다.
무안공항 관제소는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에 착륙 직전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주의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기체는 활주로 01방향으로 착륙을 시도하다가 기장이 '메이데이(비상상황)'를 선언했고, 관제탑에서 조류 충돌 주의 경보를 내려 활주로 19방향으로 착륙을 허가했다. 사고는 메이데이 선언 후 몇 분 뒤 발생했다.
국토부는 무안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약 2800m로, 이전 항공기들의 착륙에도 문제가 없었고, 활주로 길이는 충분하다고 브리핑에서 의견을 밝혔다. 사고 항공기를 운행자에 대해서는 기장은 6823시간의 비행 경력이 있고, 부기장은 1650시간의 비행 경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당국과 항공사의 뒤늦은 대처에 불만을 드러내는 탑승객 가족들도 많았다. 유가족들은 오전부터 생사를 파악하기 위해 사고 현장 출입을 요구했으나, 민간인 출입이 금지된 구역인 탓에 받아들여지지 않자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