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조사에 美 교통안전위·제조사 보잉 참여
FDR 훼손 정도 따라 교통안전위 조사 맡길 수도…시간 소요 불가피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조사에 미국 당국이 참여한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한국 항공 당국의 조사를 돕기 위한 조사팀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팀에는 참사 여객기 제조사인 보잉과 미 연방항공청(FAA)이 포함될 예정이다.
NTSB는 "모든 정보는 한국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라며 "우리는 FAA와 여객기 제조사인 보잉 등으로 구성된 미국 조사팀을 보내 무안국제공항 참사 조사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제주항공 7C2216편은 보잉에서 제작한 '737-800' 기종이다. 1997년 출시 후 현재까지 5000대 이상 팔리면서 보잉 737 모델 판매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중·단거리 비행에 용이해 저비용 항공사에서 주로 쓰이며 국내에서는 총 101대가 운항 중이다.
한국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해당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모두 수거해 이날 오전 중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보내는 등 본격 조사 절차에 돌입했다.
수거한 블랙박스는 음성기록장치(CVR)와 비행기록장치(FDR)다. CVR은 기장과 부기장의 대화를 비롯해 관제탑과의 교신 내용, 항공기 작동음 등을, FDR은 사고 항공기의 비행경로와 각 장치 작동 상태를 각각 기록한다. 사고 원인 규명의 핵심 부품이다.
이 중 FDR은 외형이 일부 손상된 채 현장에서 수거됐다. 훼손 정도가 심해 국내에서 분석이 어려우면 NTSB로 보내 조사를 맡겨야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블랙박스 해독 작업만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돼 원인 규명에 시간 소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사 당국은 대규모 인명 피해가 난 항공기 참사인 점을 고려해 최대한 기한을 단축하도록 미국에 협조를 구할 계획이다.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 7C2216편은 전날 오전 9시 3분쯤 랜딩기어(비행기 바퀴 등 이착륙에 필요한 장치)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안국제공항 활주로로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가 활주로를 지나쳐 공항 외벽과 충돌해 폭발했다.
사고가 난 기종은 보잉의 B737-800으로,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181명이 타고 있었다.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숨졌으며 현재까지 141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당국은 DNA 신속 판독기 3대를 투입하고 검안의와 보조 인력 등을 추가 투입해 나머지 사망자 38명에 대한 신속한 신원 확인에 주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