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작년 4분기 韓 경제 부진…연간 성장률 2.2% 하회"
"올해 상반기 예상보다 부진한 뒤 하반기 내수 중심으로 개선"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인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 수준이 낮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예상한 2024년 성장률 2.2%와 올해 성장률을 1.9%에 대해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16일 경제상황평가 자료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중에는 경제심리 악화 등으로 민간소비 회복세가 약화되고 건설투자 부진이 심화됨에 따라 성장세가 지난 전망을 상당폭 하회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에 따라 2024년 연간 성장률도 2.2% 수준을 하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데이터를 보니 소비나 내수, 건설경기 등이 예상보다 더 많이 떨어지는 중"이라며 "4분기 성장률이 0.2%나 더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2024년 성장률도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상계엄 전에는 4분기 성장률이 0.5% 수준을 기록해 연간 2.2%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태 보름 후인 18일에는 4분기 성장률이 0.4% 내외로 예상됐으나, 현재는 0.2%를 밑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2024년 성장률 하향 조정이 불가피한 가운데 한은은 다음 주 성장률 관련 발표를 내놓을 예정이다.
올해 성장흐름에 대해서는 "상반기에는 정치 불확실성, 건설경기 위축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부진하겠다"며 "이후 금융여건 완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정치 불확실성도 점차 해소됨에 따라 내수를 중심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향후 성장경로는 주요국 통상·산업정책 및 주변국 대응, 국내정치 상황과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물가상승률은 지난 전망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물가 상승률을 모두 1.9%로 예상 중이다. 작년의 경우 소비자물가는 2.3%, 근원물가는 2.2% 각각 상승해 기존 전망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은 "연초에 2% 수준까지 높아졌다가 이후 소폭 낮아져 1%대 후반에서 등락하고, 하반기에는 목표수준 근방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근원물가도 연중 2%에 근접한 수준에서 안정된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도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 "국제유가 상승세 둔화, 근원물가 안정 흐름 등을 고려하면 작년(2.3%)보다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