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BYD, 전기 SUV '아토3' 韓 상륙…"실구매가 2000만원대"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중국 전기차 1위인 비야디(BYD)가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ATTO3)'를 한국 시장에 첫 공개했다. '극 가성비' 전략을 내세운 BYD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지 관심이 쏠린다.

BYD의 한국법인인 BYD코리아는 16일 인천 월미도 상상플랫폼에서 'BYD 승용 브랜드 출시 미디어 쇼케이스' 행사를 열고 아토3를 포함, 전기 세단인 '씰(SEAL)'과 중형 SUV '씨라이언 7(Sealion7)' 등 차량 3종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약 300명의 취재진과 인플루언서들이 참석해 뜨거운 열기를 더했다. 류쉐량 BYD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영업사업부 총경리는 자사의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 ‘U9’을 직접 운전하며 등장해 브랜드의 비전과 한국 시장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류쉐량 총경리는 "2016년 이후 약 10년 동안 전기지게차, 전기버스, 전기트럭 등 다양한 친환경 차량을 한국 시장에 선보였다"며 "오늘 승용차 브랜드의 출범은 한국의 친환경차 기업들과 함께 탄소 없는 모빌리티 환경을 구축하고 녹색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BYD는 전 세계 100개 시장과 지역에서 자동차, 경전철, 재생에너지, 전자 등 4개 분야를 주력 사업으로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427만대 이상의 친환경차를 판매하며 3년 연속 전 세계 친환경차 판매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승용차 라인업을 확대하며 친환경 e-모빌리티 전환에 동참할 방침이다. 

이날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부문 대표는 중국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두 가지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비야디의 제품 체험 기회를 확대해 고객들이 직접 경험하고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전국 15개 전시장과 12개 서비스센터를 차례대로 오픈해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아토3의 가격은 기본 트림 3150만원, 상위 트림은 3330만원이다. 보조금을 적용하면 기본 트림은 2000만원 후반대, 상위 트림은 3000만원 초반대에 각각 구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동급 소형 전기 SUV 차종인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기아 니로 EV, EV3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BYD는 중국산과 전기차에 대한 우려가 있는 한국 시장에서 가격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아토3의 경우 LFP(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됐고, 주행거리가 440km 미만이어서 보조금 혜택에서도 불리한 만큼, 상대적으로 가격을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조 대표는 "아토3의 한국 가격은 다른 해외 지역과 견줘도 낮은 수준"이라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소비자가 최대한 비야디를 겪어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가격을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 트림의 경우 최대 보조금을 받으면 최종적으로 2000만원대 구매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토3는 LFP 기반 블레이드 배터리와 최신 플랫폼을 통해 안전성과 효율성을 강화했다. 1회 충전 시 복합 기준 321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유로 NCAP 안전성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획득한 안전성을 자랑한다. 또한, 티맵모빌리티와 플로(FLO) 등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한 특화 서비스도 제공된다.

아토3는 오늘부터 사전 예약을 시작하며, 2월부터 순차적으로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사전 예약은 BYD 공식 전시장에서 진행된다.

BYD코리아는 연내 두 종의 신차도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중형 전기 세단 '씰'과 중형 전기 SUV '시라이언 7'이다. 두 차종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며,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세 모델과 함께 국내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됐던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은 이날 브랜드 출시 행사에서 빠졌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돌핀은 (출시에 필요한) 인증이 진행 중이나, 한국 도입 계획은 100%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비야디에 대한 향후 계획과 관련한 질문들이 나왔다.

국내에서 중국 기업들로부터의 정보 유출 우려에 대해 조 대표는 "비야디는 전기차 고객 정보보호를 위해 국내 서버를 활용해 데이터를 관리하고, 고객의 불안감 해소를 위한 보안 시스템을 강화했다"고 답했다.

또한 중국의 다른 승용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실패한 주요 원인으로 AS문제와 부품 수급의 어려움이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비야디는 서비스에 진심"이라며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에 심혈을 기울였고, 부품 가격도 합리적으로 책정했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짧은 운송 시간을 바탕으로 물류 시스템을 잘 갖췄기 때문에 부품 수급에 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 사건으로 수입 전기차에 대한 우려를 언급한 질문에서는 "비야디는 배터리로 시작한 테크기업으로, 기술력과 안전성 면에서 다른 기업들에 비해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 시장에서도 이러한 기술적 우위를 통해 신뢰를 쌓아가겠다"고 강조했다.

BYD가 전기차에 이어 한국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를 출시할 계획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며, 생산공장을 세울 가능성에 대해서는 "없다"고 답했다.

한편, 비야디는 오는 4월 개최하는 서울 모빌리티쇼에 참가해 아토3 등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