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금통위서 기준금리 동결…증권가 "2월 인하 재개"
경기 하방압력 확대…"다음주 초 경제전망 설명회서 인하속도 가늠"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연 3.0%인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월에는 동결된 가운데 시장은 일제히 2월 인하를 지지하는 모습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올해 첫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유지키로 결정했다. 작년 10월과 11월 0.25%포인트씩 연속 인하된 뒤 첫 동결이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동결을 택했다. 0.25%포인트 인하 소수의견은 1명이 나왔다. 다만 6인 모두 3개월 내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 "3.0%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통위에서 동결 또는 인하 어떤 선택을 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의견이었다. 한은도 경기 부양을 위한 인하를 고심했으나, 고환율 등을 고려해 숨고르기를 선택했다.
1월 기준금리가 동결되면서 2월 인하 가능성은 확대됐다. 시장은 2월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계엄사태로 인한 경기 하방압력이 예상보다 크게 확인됐다.
한은의 경기 전망은 다소 후퇴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8일까지만 해도 "4분기 성장률을 0.5%로 예상했는데 0.4%나 그보다 낮아지지 않을까 한다. 연간 성장률은 2.2%가 아닌 2.1%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지만, 이번에는 "소비나 내수, 건설경기 등이 예상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4분기 성장률이 0.2%나 더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며 경고수위를 높였다.
정부도 최근 경기 수준에 우려를 표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등으로 고용이 둔화되고 경기 하방압력이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경기 둔화가 현실화되면서 증권가는 다음 금통위에서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차기 금통위는 2월 25일로 예정돼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동결 결정은 한은의 스탠스가 완전히 변화한 것이 아닌 2월로 미뤄둔 것으로, 여전히 비둘기 성격을 띠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예고와 경기 하방 리스크 확대 진단, 여전히 금리 인하 사이클 속에 있다는 발언 등을 고려하면 1월 금통위는 인하 단행 수준의 비둘기"라고 설명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결정은 인하 기조상 쉬어가는 것일 뿐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는 6명의 금통위원 전원이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통화정책방향문도 국내 성장률의 전망치(1.9%) 하향 가능성, 국내 탄핵·미국 신정부 정책 리스크 등 대내외 정치적 상황에 따른 경기 영향 등을 우려했다"며 "2월 인하 가능성 높다"고 말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1월은 불가피한 휴식시간"이라며 "기존 연내 3회 인하(연말 기준금리 2.25%), 2월 인하 재개 전망 모두 유지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한은은 2월 수정 경제전망 발표에 앞서 다음 주 초 중간점검 차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성장률 등 경제 상황에 대한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작년 11월 내놓은 2024년(2.2%), 2025년(1.9%) 성장률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예고된 상태다.
류진이 SK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경기 상황으로 인해 2월 금통위에서는 0.25%포인트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며 "한은은 다음주 초 2024년 11월 이후 발생했던 이슈를 반영한 경제 전망 보완 자료 설명회 진행할 예정인데, 여기에서 제시되는 내용을 통해 2월뿐만 아니라 향후 금리 인하 속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