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證, 새 수장에 한양증권 임재택…증권사 CEO 교체 '후폭풍' 몰아치나

PF 여진에 2년 연속 순손실…구원투수 임재택 투입 중·소형사 파장…영업정지 교보·사법 리스크 LS '촉각'

2025-02-13     박성민 기자
유진투자증권(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본사, IBK투자증권 본사, LS증권 본사, 교보증권 본사. (사진=각 사 제공·박성민 기자)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다올투자증권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진 탈출을 위한 '구원투수'로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를 선택했다. 지난해 PF 충당금 여파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든 여타 중·소형 증권사들도 대표 교체 카드를 꺼내들 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오는 28일 이사회에서 임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결의할 예정이다. 이 안건이 이사회를 통과하면, 다음 달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건이 결의된다. 

앞서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각각 755억원, 45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직전해인 2023년에도 113억원의 순손실을 냈던 다올투자증권은 2년 연속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 강화에 따라 연간 456억원의 대손충당금이 반영돼 손실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다올투자증권의 임 대표 선임 결정을 두고 실적 및 체질 개선을 위한 '비장의 카드'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임 대표는 지난 1987년 쌍용투자증권(현 신한투자증권)에 입사한 뒤 2015년 아이엠투자증권이 메리츠증권에 인수되기 전까지 대표(CEO)직을 맡았다. 

2018년에는 한양증권 CEO로 부임해 취임 당시 2689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자기자본을 5000억원 수준까지 늘리고, 취임 이전 6년간 연평균 80억원에 그쳤던 영업이익도 취임 이후 평균 499억원으로 7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 (사진제공=한양증권)

다올투자증권의 이번 결정으로 기존 황준호 대표는 부회장으로 승진해 그룹 내 전반적인 관리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명목상으로는 승진이지만, 업계 내에서 교체설이 지속해서 흘러나왔던 만큼 사실상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인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모양새가 됐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3월 주총 시즌을 앞두고 부동산 PF 충당금 여파를 털지 못한 중·소형 증권사 CEO들의 얼굴이 대거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음 달 CEO 임기가 만료되는 중·소형 증권사는 다올투자증권을 포함해 ▲LS증권 ▲교보증권 ▲한화투자증권 ▲SK증권 ▲유진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이다. 

실적만 놓고 보면 유창수·고경모 유진투자증권 각자 대표와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는 연임이 확실시된다. 두 증권사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각각 583억원, 9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8%, 9.0%씩 늘어났다.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의 3연임 가능 여부는 '반반'이다. 교보증권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65.6% 늘어난 1164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채권 돌려막기'에 따른 징계 타격이 연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19일 정례회의에서 불법 자전거래 혐의를 받는 증권사 9곳의 징계를 확정한다. 이 중 교보증권에게는 유일하게 '1개월 영업정지' 철퇴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김원규 LS증권 대표. (사진제공=LS증권)

마지막으로 김원규 LS증권 대표는 연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우선 실적이 좋지 않았다. LS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18억원으로 전년 대비 34.3% 감소했다. 

여기에 김 대표의 사법 리스크까지 더해졌다. 최근 검찰은 전직 임직원으로부터 고가 미술품을 수수하고, PF 유용을 방조한 혐의로 김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LS증권 측은 "김 대표는 직무와 관련해 특정 사업 담당 임원으로부터 고가의 그림을 부당하게 수수하거나, PF 대출금 유용 사실을 인식한 채 방조한 사실이 없다"며 "향후 재판 과정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적극 해명해 나갈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임재택 대표는 지난해 3월 한양증권 대표이사직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오는 2026년 3월까지로 아직 1년이 남은 상태다. 

만약 임 대표가 다올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기면, 한양증권의 CEO 자리는 공석이 된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차기 대표에 대한 질문에 "아직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짧게 답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2년 사이 대형 증권사 위주로 사장단의 얼굴이 한 차례 바뀐 가운데 부동산 PF 여파를 털지 못한 회사들을 중심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며 "전반적으로 CEO 나이가 어려지는 추세지만, 경험이 많은 업계 '통'들이 복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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