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신용등급 하락 예상 못해…단기자금 확보 위해 회생신청"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홈플러스는 지난 4일 긴급하게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에 대해 "이번 신용평가에서 신용등급이 하락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단기자금 확보에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협력사와 임대점주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9일 밝혔다.
홈플러스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2024년 신용평가 시 주요 재무지표와 사업지표 모든 부분에서 큰 개선이 이뤄졌고 슈퍼마켓 사업 부문의 매각도 진행 중이었던 만큼 이번 신용평가에서 신용등급이 하락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 같이 설명했다.
이어 홈플러스는 "당사 신용등급이 예상과 달리 한 등급 하락함에 따라 단기자금 확보에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협력사와 임대점주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긴급히 회생 신청 준비를 해 휴일이 끝나는 3월 4일 바로 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재무·사업지표 측면에서의 개선을 거듭 강조했다. 전년 대비 매출이 약 1000억원 증가해 대형마트 3사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증가했고 올해 1월 31일 기준 부채비율도 462%로 전년 대비 약 1500%나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사업지표 측면에서는 2022년부터 선보인 식품 특화 매장인 '홈플러스 메가 푸드 마켓' 점포 매출이 연평균 20%나 증가하고, 맞춤배송과 즉시배송 등 온라인 배송 경쟁력 강화로 온라인 매출이 1조5000억원을 초과한 점도 강조했다.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개시에 따라 채무 조정 대상이 될 금융권 채권 규모만 약 2조원에 이른다. 상황이 이렇자 시장에서는 이번 무책임한 회생절차 개시 신청으로 홈플러스 사태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홈플러스 납품 대금 정산주기가 45~60일로 다른 대형마트보다 두 세배나 길어 납품업체들의 물안감이 커지고 있다.
납품업체들은 대주주 MBK가 엑시트에 나설 것으로 보는 가운데 납품한 물품에 대한 대금을 떼일 염려가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미 LG전자와 오뚜기, 롯데웰푸드, 삼양식품 등이 일시 납품을 중단했다가 재개했으나 롯데칠성과 팔도, 동서식품 등은 여전히 납품을 중단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당초 이러한 상황까지 오지 않도록 해야 했으나 이런 결과로 이어지게 되어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번 회생절차를 통해 하루라도 빨리 상거래 채무의 결제를 포함하여 모든 부분을 정상화해 협력사, 임대점주 및 고객들의 불안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자금 채무를 포함한 금융 채무를 회생 계획에 따라 모두 변제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