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 뭐길래…자산운용사, 관련 ETF 잇달아 참전
키움운용, 지난해 12월 첫선…신한·삼성액티브·KB·한화도 출시 3개월 수익률 '-23%'…"연산 등 현실 문제 해결 과제 다수"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양자컴퓨팅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다만 최근 수익률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업계에서는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7일 ETF 정보 플랫폼 K-ETF에 따르면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양자컴퓨터 관련 ETF는 ▲KIWOOM 미국양자컴퓨팅(키움투자자산운용)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신한자산운용) ▲KoAct 글로벌양자컴퓨팅액티브(삼성액티브자산운용) ▲RISE 미국양자컴퓨팅(KB자산운용) ▲PLUS 미국양자컴퓨팅TOP10(한화자산운용) 등 총 5개다.
양자컴퓨터란 슈퍼컴퓨터를 능가하는 초고속 연산을 할 수 있어 '꿈의 컴퓨터' 또는 '궁극의 컴퓨터'로 불린다. 슈퍼컴퓨터를 포함한 기존 컴퓨터는 '0' 또는 '1' 중 하나의 값만을 표현할 수 있는 '비트'로 정보를 처리하는 반면, 양자컴퓨터는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 '큐비트'로 연산한다.
큐비트를 활용하면 수많은 경우의 수를 동시에 표현하고 연산 횟수를 줄여 빠르게 최적의 답을 찾을 수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양자컴퓨팅 ETF 경쟁에 불을 붙인 건 키움운용이다. 앞서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양자컴퓨팅 테마의 ETF를 선보였다.
해당 상품은 북미에 본사를 둔 곳 중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돼있는 양자컴퓨팅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20개에 투자한다. 최근에는 정기 리밸런싱을 통해 리게티컴퓨팅과 디웨이브퀀텀, 퀀텀컴퓨팅 등 유망 양자기술기업을 새로 편입하며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이에 질세라 지난 11일 신한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양자컴퓨팅 테마 ETF를 동시 상장했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 ETF'는 양자 컴퓨팅 산업과 관련이 높은 10개 종목을 선별해 투자한다. 투자 종목은 구글과 아이온큐, 리게리컴퓨팅, 디웨이브퀀텀, 코히런트 등이다.
KB자산운용의 'RISE 미국양자컴퓨팅 ETF'는 미국 상장 양자컴퓨팅 기업을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카테고리로 나눈 뒤 각각 50% 비중으로 투자해 총 20개 기업을 담았다. 특히 KB운용은 최근 '리게티컴퓨팅' 최고경영자(CEO)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대담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글로벌양자컴퓨팅액티브 ETF'는 국내 첫 액티브 양자컴퓨팅 ETF다. 이 상품은 양자컴퓨팅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간접 수혜기업 30개 종목에 동시 투자한다.
마지막으로 한화자산운용의 'PLUS 미국양자컴퓨팅TOP10 ETF'는 미 상장기업 중 양자컴퓨팅 핵심 기업 10개에 집중 투자한다. 이 상품은 동일가중방식을 적용하되, 시가총액이 10억달러 미만인 종목들은 10억달러 이상인 종목 비중의 절반 수준으로 조정하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뉴욕증시에서 양자컴퓨팅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내림세를 탄 탓에 출시 초반 수익률은 부진한 모습이다. KIWOOM 미국양자컴퓨팅 ETF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23.15%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양자컴퓨터의 성능 향상을 위해서는 큐비트의 스케일링이 필수이지만, 현재 제어 및 측정 기술로는 큐비트의 숫자가 증가하고 연산 횟수가 늘어날수록 오류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며 "여전히 현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를 만들기 위한 선결 과제가 다수"라고 말했다.
한편 양자컴퓨팅 관련 종목과 ETF의 반등 여부는 17일(현지시간)부터 21일까지 열리는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컨퍼런스 'GTC 2025'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키노트는 우리시간 기준 19일 오전 2~4시로 계획됐다"며 "이 자리에서는 AI, 디지털 트윈, 휴머노이드뿐만 아니라 양자컴퓨터에 대한 주제가 다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