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vs 고려아연 신경전 '절정'…27일 영풍 주총, 경영권 분쟁 '바로미터'

영풍 '전영준' vs 영풍정밀 '김경율'…사외이사 선임 놓고 표 대결 28일엔 고려아연 주총…'홈플러스 사태' 변수 속 양측 영향 촉각

2025-03-17     정현준 기자
지난 1월 23일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가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고려아연)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영풍과 고려아연의 신경전이 절정으로 치닫는 가운데, 이달 말 열릴 영풍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양측이 표 대결을 벌인다. 곧이어 열리는 고려아연 정기 주총에서 이사회 재편을 앞둔 사전 세력 다지기의 성격이 짙어 관심이 쏠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은 이번 주총에서 사내 및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키는 등 이사회 개편에 나설 방침이다. 이 중 핵심 안건은 4호 안건(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으로, 영풍과 고려아연 측이 정면충돌하는 지점이다. 

이번에 사외이사 후보로 오른 인물은 영풍이 추천한 전영준 변호사와 고려아연 우호 세력인 영풍정밀이 추천한 김경율 회계사 두 명이다. 최종 투표를 통해 단 한 명만 선임될 예정이므로, 경영권 분쟁 이후 사실상 영풍과 고려아연 측의 첫 번째 대결이 될 전망이다.

반면 영풍정밀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다. 이에 업계에서는 고려아연 측이 영풍 이사회에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영풍 측은 전 후보자에 대해 "경제개혁연대 활동을 비롯해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주주행동주의 관련 자문을 다수 수행하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영풍정밀은 감사위원으로서 객관적인 감시와 감독을 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영풍정밀 관계자는 "감사위원 분리 선출은 기업 거버넌스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에 중요한 요소"라며 "이사회 견제와 감독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라면 누구든 선출될 수 있고, 이런 점에서 김 후보자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첫 기자간담회에서 강성두 영풍 사장과 이성훈 베이커맥켄지 앤 케이엘파트너스 변호사가 참석한 가운데, 강성두 영풍 사장이 질의에 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정현준 기자)

이날 영풍은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ISS가 자사가 제안한 고려아연 주주총회 모든 안건에 찬성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해당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주식 액면분할 ▲사내이사·사외이사 선임 등이다. 반면 영풍정밀이 제안한 주주제안 안건에는 반대를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영풍 관계자는 "ISS의 권고는 영풍이 추진하는 주주가치 제고 및 경영 방침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풍 주총의 결과는 하루 뒤인 28일 고려아연 정기주총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총에서는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선임을 포함한 이사회 재편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최 회장이 집중투표제를 활용해 일단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성공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영풍·MBK이 지분율을 앞세워 이사회 장악 및 경영권 확보까지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사진제공=MBK파트너스)

한편, 최근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면서 대주주인 MBK의 책임론 확산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MBK가 고려아연의 주요 투자자로 나선 상황에서 홈플러스 사태로 인한 투자 신뢰도 하락이 경영권 확보에도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병주 MBK 회장이 전날 소상공인들이 원활히 결제 대금을 받을 수 있도록 사재 출연을 발표한 가운데, 실질적인 조치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