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내주 'HMGMA' 준공식…'美 생산전략·제철소 설립' 밝힐까
HMGMA, 2월 미국 판매 4073대…전월 대비 2.5배↑ 현대제철, 美 생산 거점 검토…국내 조직 개편도 병행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현대차그룹이 미국 내 생산 확대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월 2일 시행될 25%의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통해 본격적인 현지 생산 확대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다음 주 중순 미국 조지아주에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HMGMA는 현대차그룹이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응하기 위해 76억달러(약 11조원)를 투자해 건설한 전기차 전용 공장이다.
이번 준공식은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시행을 앞두고 열리는 만큼,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현지 생산 확대 전략이 핵심 메시지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HMGMA는 2022년 착공 당시 연간 30만대 생산을 목표했으나,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목표치를 50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운영하는 생산시설을 모두 합치면 ▲기아 조지아 공장(연 35만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연 33만대) ▲HMGMA(연 50만대) 등 총 120만대 생산이 가능하다. 이는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미국으로 수출한 차량(99만5477대)을 넘어서는 규모다.
HMGMA에서 생산된 첫 모델은 현대차의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 5'다. 현대차 미국법인(HMA)에 따르면, 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5는 2월 한 달 동안 총 4073대가 판매됐다. 이는 1월(1623대)보다 2.5배로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12월 첫 출고(1006대) 이후 매월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생산 확대 움직임은 계열사인 현대제철의 전략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 미국 현지에 전기차 전용 제철소 설립을 검토 중이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근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이 미국 루이지애나주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지난해 방한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만나 경제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측은 "확인이 안 되는 사안"이라고 답했다.
현대제철은 현재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에 따른 국내 수출 물량 감소 우려에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대제철의 미국 진출 검토가 자동차 관세 부과와 더불어 미국 내 철강 수요 증가, 친환경 철강 생산 필요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실장은 "현대제철의 이번 투자는 철강 쿼터제 폐지, 국내 비용 상승, 내수 감소 등 다양한 요인이 결합한 결과"라며 "특히 자동차 산업이 현지에 진출하면 철강 산업도 동반 진출하는 경향이 있어, 자동차 관세 부과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은 전기료가 저렴하고 재생에너지 및 철스크랩이 풍부해 전기로 기반 생산에 유리한 환경"이라며 "이번 결정은 자동차 강판 전문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현대제철의 전략적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주요 고객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해외 공장을 건립하면 인근에 가공 공장을 짓는 형태로 진출해 왔다. 현대제철이 미국에 제철소를 건설할 경우, 해외에서 처음 쇳물을 생산하게 된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이번 HMGMA 준공식을 기점으로 미국 내 생산 확대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향후 미국 내 신차 라인업의 추가 여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