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인데 왜 막냐" 곳곳 성토…문턱 높아진 회장 3연임 포스코 주총
7시 반부터 노조·주주·직원 '입장 불허'…노조-안전요원 몸싸움도 참석 주주들 "사전에 공지라도 했어야"…취재 기자도 입장 지연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57기 포스코홀딩스 정기 주주총회' 현장은 이른 아침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전 7시부터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포스코지회와 포스코 사내하청 광양지회 조합원들이 정문 앞에서 출입을 시도했지만, 안전요원들의 제지로 가로막혔다. 조합원 중 몇몇은 건물 입구를 차단한 보안 직원들에게 강하게 항의하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우리는 포스코의 직원이자 주주임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노조 한 관계자는 "사내하청지회를 포함해 노조원 200명이 왔지만, 포스코센터 모든 문이 봉쇄됐다"고 말했다.
입장할 수 없었던 사람은 노조원들만이 아니었다. 일반 주주임에도 주총장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도 다수였다. 정문뿐 아니라 모든 출입구가 차단되면서, 출근하려던 직원들마저 발이 묶였다. 포스코 측은 "직원들은 대부분 오전 8시까지 출근을 마쳤다"고 설명했지만, 직원 상당수는 인근 카페에서 주총이 끝날 때까지 대기해야 했다.
주총 시작 시간인 오전 9시가 다가왔지만 취재진의 접근도 쉽지 않았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기자들을 지하 4층 주차장을 통해 주총장으로 안내했다. 그러나 회사 측이 엘리베이터 운행을 차단하면서 혼란이 이어졌다. "이러다가 화재라도 나면 어떻게 하려는 거냐"라는 일부 기자의 항의도 이어졌다.
주주들 역시 사전 안내 없이 봉쇄된 주총장 앞에서 분통을 터뜨렸다.
판교에서 온 70대 주주 A씨는 "아침 7시 반부터 기다렸는데, 모든 문이 닫혀 있어 들어갈 수 없었다"며 "주주 등록증과 신분증을 보여줘도 소용이 없었다. 우리가 노조원도 아니고 일반 주주인데 이렇게 막을 거면 미리 공지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분당에서 온 60대 주주 B씨도 "주식을 30년 넘게 보유하고 있는데, 해마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며 "직원들이 인간 띠를 만들어 보호해 줘야 겨우 주총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유독 심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1000주 이상 보유하고 있는 개인 주주로, 주총 참석을 통해 주가 부양 대책 등을 요구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B씨는 "60만원대에 샀던 주식이 너무 많이 떨어졌다. 여기에 돈이 묶여 있으니 다른 곳에 투자도 못 하고 있다. 주주로서 이런 문제를 제기하려 했는데, 입장조차 막으면 어떻게 하라는 거냐"고 하소연했다.
입장하지 못했던 주주들은 주총 시작 40분이 지나서야 주총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기다리다 지친 상당수 주주는 이미 발길을 돌린 뒤였다.
한편, 이날 포스코 주총에서는 포스코홀딩스 회장의 3연임 요건을 기존 과반(2분의 1) 찬성에서 '3분의 2 찬성'으로 강화하는 정관 변경안이 통과됐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연임 기준을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