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빗썸 손잡자 신규 고객 싹쓸이…MZ세대 대거 유입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의 제휴은행이 27일부터 농협은행에서 국민은행으로 변경된다.
지난 1월부터 계좌 사전등록을 시행했는데, 국민은행과 빗썸 모두 신규 고객이 대거 늘었다.
◆사전등록 기간 수요 폭발…요구불계좌 7만1869좌↑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빗썸 계좌 사전등록은 오는 24일 오전 11시에 마감된다. 지난 1월 20일 오전 9시부터 시작한 계좌 사전등록은 24일 정오까지 사전등록을 완료해야 한다. 실행 당일 이용자들이 한꺼번에 계좌 연결을 함으로써 원화마켓 거래 및 원화 입출금 서비스 이용 제한 등 불편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들은 적극적으로 사전등록을 진행하고 있다.
요구불계좌는 고객이 자유롭게 입출금할 수 있는 예금 계좌로, 신규 개설이 증가하면 소비 및 투자 활동이 활발해진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국민은행의 요구불계좌 신규 등록 수는 사전등록 전과 후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1월 1일부터 17일까지 신규 등록된 계좌 수는 1만6298좌였으나, 사전등록이 시작된 1월 20일부터 31일까지는 2만1182좌로 급증했다. 이는 사전등록 이전보다 신규 개설 수가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KB스타뱅킹 앱을 통한 요구불계좌 신규 개설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사전등록이 시작된 지난 1월 20일에서 31일 동안 신규 등록된 계좌 수는 1만8453좌로, 이전 기간의 1만2480좌 대비 5973좌 증가했다. 이후 2월 말까지 신규 요구불계좌는 총 7만1869좌, 스타뱅킹 앱을 통한 개설 건수는 5만8519좌에 달했다.
◆빗썸 이용자, 지난해 대비 39만5883명 증가
빗썸에서 암호화폐를 거래하려면 실명 계좌를 통해 원화를 충전한 후 앱 또는 웹사이트에서 거래해야 한다. 가상자산 시장이 24시간 운영되는 만큼, 고객들은 대부분 모바일 앱을 이용해 거래한다. 이에 따라 신규 앱 설치 기기 수를 통해 신규 고객 유입 규모를 추정할 수 있다.
모바일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계좌 사전등록 기간이 포함된 2024년 1~2월 빗썸 신규 앱 설치 수는 22만8517건이었으나, 2025년 같은 기간에는 62만5035건으로 급증했다. 전년 대비 39만5883건이 추가로 설치된 셈이다.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지난해 1월과 2월, 20대의 빗썸 앱 설치 수는 각각 3만3249명, 3만3221명이었으나, 올해 1월과 2월에는 각각 11만5638명, 6만6251명으로 증가했다. 그다음으로는 30대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1월 30대의 앱 설치 수는 9만3310명이었으며, 올해 1월에는 9만773명으로 증가했다.
2월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지난해 2월 20대는 3만3221명에서 올해 6만6251명으로 증가하며 여전히 1위를 차지했다. 30대는 지난해 5만773명에서 올해 6만231명으로 늘어나며 2위로 기록됐다.
이처럼 빗썸의 신규 고객으로 20·30세대가 대거 유입되면서, 국민은행은 MZ세대 고객 확보에 성공적인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 지난 18일 빗썸 라운지 강남점에 전용 창구를 운영하며 접근성을 높인 점도 이들의 유입을 가속시킬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이번 제휴로 가상자산 투자자라는 새로운 고객군을 확보하게 됐다"며 "이는 단순한 계좌 개설 이상의 전략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