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GM, 전기 밴·픽업트럭 공유 조율 중…美 관세 해법 될까
현대차, GM에 밴 제공…GM, 중형 픽업트럭 공유 검토 쉐보레 콜로라도·GMC 캐니언 거론…전기 밴은 미공개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현대자동차와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전기 밴과 픽업트럭을 공유하는 방식의 협업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양사가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이후, 구체적인 협력 내용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간) "현대차와 GM이 북미 지역에서 전기 밴과 픽업트럭을 공유하는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협상 내용은 현대차가 자사의 전기 상용 밴 2종을 GM에 공급하고, GM은 쉐보레 콜로라도와 GMC 캐니언 등 중형 픽업트럭 2종을 현대차와 공유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공급할 전기 밴 모델은 공개되지 않았다. 초기에는 한국에서 수입해 제공받고, 2028년부터는 GM이 미국 현지에서 직접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생산 시설 확보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현대차는 브라질 시장에서 GM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번 협업 논의가 향후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확장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두 회사는 전기차 중심의 글로벌 경쟁 심화와 미국 내 보호무역 강화, 대중국 공급망 리스크 등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다각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현대차는 이날 성명을 통해 "현재 협상에서 확정된 사안은 없으며, 주요 전략 분야 전반에 걸쳐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양사는 지난해 9월 체결한 MOU를 통해 ▲승용·상용 차량 공동 개발 및 생산 ▲글로벌 공급망 공동 대응 ▲전기 및 수소 등 친환경 기술 ▲배터리 원자재, 철강 및 기타 소재 통합 조달 등 다양한 협력 분야를 설정한 바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GM과 차량 개발, 공동 구매 등 다양한 측면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언급해 양사의 협업이 실질적 논의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했다.
업계는 이번 협업이 양사 모두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내 관세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경쟁이 치열한 픽업트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수 있다. GM은 현대차의 전기 밴을 활용해 전동화 라인업을 보완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점유율 2위를 기록하며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았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다음 주 미국 조지아주에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개최한다. 정의선 회장이 직접 참석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미국 내 생산 확대와 현지화 전략을 통한 관세 대응 방안이 핵심 메시지로 제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