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운용, 수수료 전쟁 거리두기…"레버리지·인버스 ETF 보수 인하 안 해"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삼성자산운용이 자산운용사 간 보수인하 경쟁에서 한 발짝 물러섰다.
26일 삼성운용은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의 보수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최근 시장에서는 업계 점유율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국내 지수를 기초로 한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의 수수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보수 인하 검토 상품에는 'TIGER 레버리지', 'TIGER 인버스', 'TIGER코스닥150 레버리지' 등이 포함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삼성운용 역시 '맞불 작전'으로 'KODEX 레버리지', 'KDOEX 인버스' ETF의 보수 인하를 검토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은 ETF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점유율은 38%, 미래에셋운용은 35% 정도다.
앞서 미래에셋운용은 미국 대표지수 ETF인 'TIGER 미국S&P500 ETF'와 'TIGER 미국나스닥100 ETF' 2종의 총보수를 연 0.0068%로 인하했다. 이에 삼성운용도 KODEX 미국S&P500 ETF와 KODEX 미국나스닥100 ETF에 대해 0.0099%에서 0.0062%로 다시 한번 총보수 인하를 단행하며 맞불을 놨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이 자산운용사들의 ETF 수수료 인하와 관련해 실태 점검에 나서자, 삼성운용은 즉각적인 맞대응보다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운용은 미국 대표지수 2종 ETF의 총보수를 인하한 것이 타 운용사와 경쟁하는 차원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 1월 미국 대표지수 ETF들의 보수 인하는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배당을 재투자하는 토탈리턴(TR)형 ETF를 더 이상 존속하지 못하게 된 점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차원"이었다며 "금융당국에도 보수인하 취지를 충분히 설명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시장지수 ETF와 달리 시장의 변동과 ETF 자금의 유출입에 따라 매일 매매가 일어나며 이 매일의 운용에 작은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매우 정교하게 운용되는 상품"이라며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촘촘한 호가 관리를 위해 다양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투자자들의 트레이딩에 불편함이 조금도 없도록 ETF의 운용과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투자자들의 투자성과 향상에 관련이 없는 시장점유율(M/S) 경쟁에 몰두하기보다 ETF 투자자에게 더 좋은, 혁신적인 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매매에 불편함이 없도록 ETF 관리에도 최선을 다하는 운용사가 되고자 항상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