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서울모빌리티쇼] 현대차 '신형 넥쏘' 공개…첫 참가 HD현대·롯데도 존재감 '톡톡'

넥쏘 포함 '아이오닉 6'·'타스만 콘셉트'·'엑스 그란' 2종도 세계 최초 공개 HD현대, 작업 효율·안전 높인 첨단 장비…롯데 '라이프 모빌리티'로 확장

2025-04-03     정현준 기자
현대차의 신형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 (사진=정현준 기자)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현대자동차가 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수소 비전과 전동화라는 두 가지 대주제 아래 전시관을 구성했다. 특히 신형 수소전기차(FCEV) '디 올 뉴 넥쏘'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27년간 이어온 수소 기술의 집약체를 선보였다. 이번 모빌리티쇼에는 HD현대와 롯데그룹도 첫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의 신형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가 모습을 드러내자, 참석자들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사진=정현준 기자)

◆물 커튼 뚫고 등장한 '넥쏘'···현대차 27년 '수소 기술' 집약체

이번 전시의 주인공은 단연 현대차였다. 부스는 미디어 콘퍼런스 시작 전부터 관람객으로 붐볐는데, 디 올 뉴 넥쏘가 공개되는 순간 물 커튼을 뚫고 등장한 신차는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는 주행 중 탄소 대신 물만 배출하는 수소차의 친환경적 특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연출로, 수소차를 미래 에너지로 제시하는 현대차의 비전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신형 넥쏘는 2018년 출시된 1세대 모델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완전 변경 모델로, 현대차의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전략의 핵심이자 수소차 개발의 결실이다. 세계적으로 수소차 시장의 성장세가 더디지만, 현대차는 27년간 흔들림 없이 수소차 연구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의 1열 실내. (사진=정현준 기자)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개발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내에 상용화된 수소연료전지 기술이 없던 상황에서 현대차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수소연료전지를 납품하던 ‘UTC 파워’와 파트너십을 맺고 수소차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태양의 위치에 있는 선두 업체들을 빠르게 따라잡겠다는 꿈을 담아, 태양 가장 가까운 행성인 수성의 이름을 딴 '머큐리 프로젝트'로 명명됐다.  

이후 국내에서는 수소전기차의 엔진에 해당하는 '스택'의 의 독자 개발을 목표로 '폴라리스 프로젝트'가 가동됐다. 북극성의 이름에서 따온 이 프로젝트는, 수소차 기술 자립을 향한 현대차 연구진의 의지를 상징한다. 수백 장의 흑연분리판을 쌓아야 하는 까다로운 제작 과정에서도 끊임없는 연구원들의 노력 끝에 현대차는 2004년 스택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2000년대 후반 세계 금융위기 등 외부 환경의 변화로 수소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은 줄었지만, 현대차는 양산 가능성을 고려해 스택을 금속 분리판 구조로 재설계했고, 결국 2013년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 양산 모델인 '투싼 ix Fuel Cell'을 공개했다. 2018년에는 최초의 수소전기차 전용 모델 '넥쏘'를 출시해 수소차 대중화를 선도했다. 넥쏘는 현재까지 승용 수소차 누적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해당 연료전지 시스템은 수출로도 이어졌다.

미국 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4 LA 오토쇼에 전시된 현대차 승용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이니시움'.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수소차 콘셉트카 '이니시움'을 공개했다. 이니시움은 안전하고 청정한 수소 에너지의 가능성에 대한 신념을 담은 모델로, 현대차가 지난 27년간 수소차에 대해 꾸준히 보여온 도전 정신과 기술 철학을 상징한다.

이날 정유석 현대차 국내사업본부 부사장은 "넥쏘는 현대차가 제시하는 지속가능한 모빌리티의 결정체"라며 "향후 국내를 넘어 글로벌 수소 생태계 확장을 가속해 연간 1만1000대까지 판매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넥쏘는 수소차 기술의 진화를 보여준다. 2개의 인버터를 장착한 '2-스테이지 모터 시스템'으로 효율을 90%까지 끌어올렸고, 최고 출력 150kW, 제로백 7.8초의 성능을 발휘한다. 5분 이내의 충전으로 700㎞ 이상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 전기 세단인 '더 뉴 아이오닉 6 N Line'의 뒷모습. (사진=정현준 기자)

현대차는 전동화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이날 세계 최초로 공개된 '더 뉴 아이오닉 6'와 '더 뉴 아이오닉 6 N Line'은 각각 기본형과 고성능 라인업으로, 현대차 전기 세단의 디자인 정체성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었다. 더 뉴 아이오닉 6는 2022년 9월 출시한 아이오닉 6의 부분 변경 모델이다. 현대차의 전동화 시대 새로운 디자인 유형인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Electricfied Streamliner)' 콘셉트를 계승하면서도 '정제된 순수한 흐름(Pure flow, Refined)'이라는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을 반영했다.

현대차 유럽디자인센터가 제작한 '인스터로이드' 콘셉트카. (사진=정현준 기자)

현대차 유럽디자인센터가 제작한 '인스터로이드' 콘셉트카 실물도 처음 공개됐다. 캐스퍼 기반의 이 차량은 비디오 게임에서 영감을 받은 독창적 디자인이 특징이다.

무뇨스 사장은 "향후 10년간 120조원을 투자해 21대의 새로운 전기차를 개발하고, 하이브리드 모델을 7대에서 14대로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현대차·제네시스 브랜드 차량 555만대를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며 “완성도 높은 품질과 고객 중심 전략으로 전동화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디벨론(DEVELON)' 24톤급 굴착기. (사진=정현준 기자)

◆HD현대, 건설 모빌리티 비전 제시…롯데, 유통업 넘어 '라이프 모빌리티' 생태계 도약

이번 서울모빌리티쇼는 '완성차'만의 무대는 아니었다. 처음으로 참가한 이색업체들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HD현대 건설기계 3사(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사이트솔루션)는 서울모빌리티쇼에 업계 최초로 참가했다. 전시 주제는 '육상 모빌리티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 건설의 혁신'으로, 전시관은 건설 혁신의 리더십·기술·미래 등 세 가지 키워드로 구성됐다. HD현대는 이곳에서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최신 제품과 첨단 기술들을 소개했다. 

이날 HD현대는 차세대 굴착기 2대를 공개했다. 공개 모델은 HD현대건설기계의 40톤급 굴착기 'HX400'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24톤급 굴착기 'DX240'로, 이른바 '스마트 굴착기 1세대'다. 전자제어유압시스템(FEH)을 기반으로 한 이 장비들은 머신 가이던스, 스마트 어시스트, 스마트 세이프티 등 디지털 건설기술을 대거 탑재했다.

이날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은 "차세대 신제품을 필두로 올해부터 2030년까지 해외 누적 수출 45만대와 매출 70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동욱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이사는 차세대 건설 기계에 적용된 신기술을 소개했다. 첫 번째는 머신 가이던스와 머신 컨트롤 기술이다. 이 대표는 "운전자가 목표한 작업을 쉽고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작업 피로도를 줄여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며 "스마트 컨트롤 기술로 초보자도 베테랑과 같은 숙련도의 작업이 가능해지고 작업 시간도 단축할 수 있어 미래 건설 현장의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등 미래 기술을 위한 플랫폼 구축과 건설 현장과 운전자의 안전성을 높여줄 스마트세이프티 기술도 소개됐다. 이 대표는 "건설 현장은 사람과 작업 장치가 혼합되고 작업 사이트가 매번 달라져 사고 예측이 어려운 곳"이라며 "사고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신기술을 차세대 신모델에 탑재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전시관 한편에는 국내 최초로 도로 운행 허가를 받아 시범 사업 중인 자율주행 셔틀이 전시했다. (사진=정현준 기자)

HD현대와 함께 처음 서울모빌리티쇼에 참가한 롯데그룹은 유통기업의 한계를 넘어 모빌리티 생태계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롯데는 '엘 모빌리티 파노라마(L.Mobility Panorama)'를 주제로,  친환경 에너지 기반 미래 모빌리티 밸류체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전시장을 구성했다. 전시 부스는 롯데 화학군(롯데케미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인프라셀), 롯데이노베이트,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5개사가 이차전지(배터리) 소재, 수소 밸류체인을 선보였다.

특히 ▲전기차 충전기 이브이시스(EVSIS) ▲배송 로봇 ▲자율주행 셔틀 등이 눈길을 끌었다. 배송로봇과 미래 모빌리티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는 자율주행존, 수소를 통해 전기 에너지 제조과정을 소개하는 수소 밸류체인존 등 3개 존으로 구성됐다.

수소 밸류체인존에서는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생산한 수소가 수소충전소로 공급되는 과정과 울산공장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에서 수소를 활용한 고효율, 친환경 발전 시스템을 소개했다.

자율주행 셔틀은 군산, 경주, 강릉 등 도시에서 실제로 운행되고 있으며, 최고 속도 40km/h로 운행이 가능하다. 탑승 체험은 킨텍스 제1전시장과 주차장이 있는 제2전시장 간 왕복 구간에서 운영된다. 행사 기간 별도 예약 없이 자유롭게 탑승하면 된다. 이번에 운영하는 자율주행차는 운전석이 없는 셔틀 형태인 B형 자율주행차다. 

롯데 측 관계자는 "유통, 관광, 호텔 등 기존 사업에서 자연스럽게 모빌리티 수요가 발생한다"며 "이를 중심으로 배송, 구매와 연결되는 새로운 '라이프 모빌리티'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동형 편의점, 자율주행 팝업스토어 등은 롯데만이 제안할 수 있는 독창적인 모빌리티 서비스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서울모빌리티쇼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포르쉐, BYD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이 신차를 공개한 가운데, HD현대·롯데와 같은 신참 기업들의 등장이 ‘모빌리티의 개념’을 한층 확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자동차 전시를 넘어 이동을 가능케 하는 기술과 인프라, 서비스를 모두 아우르는 산업 전시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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